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부는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 개선과 결제 인프라 개편을 골자로 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동안 한국 시장 특유의 계좌 개설·결제 절차가 외국인 투자자의 주요 진입 장벽으로 지적돼 왔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이번 제도 개선은 지난해 MSCI 연례 시장 분류에서 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 편입에 다시 실패한 데 따른 후속 대응 성격이 강하다. 한국은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첫 단계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도 오르지 못해 최소 2028년까지 편입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MSCI는 당시 갑작스러운 규제 변화와 외국인 투자자의 운영 부담을 주요 걸림돌로 지적했다.
MSCI 선진국 지수는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선진국 증시를 묶은 글로벌 대표 주가지수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국가별 투자 비중을 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활용된다.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에 따라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와 시장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외국인 통합계좌 개설 주체 제한을 없애는 것이다. 기존에는 국내 증권사의 대주주나 계열사만 통합계좌를 개설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해외 중소형 증권사도 허용된다. 이에 따라 해외 개인투자자는 현지 증권사 계좌만으로 국내 주식 투자가 가능해진다. 해외 금융투자업자의 최종 투자자별 거래내역 사후 보고 주기도 월 1회에서 분기 1회로 완화된다.
결제 절차도 간소화된다. 해외 자산운용사의 개별 펀드를 대표해 글로벌 수탁은행(GC)이 국내 결제 계좌를 통합 개설하고 서류 제출까지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외환동시결제(CLS)를 통해 확보한 원화 자금을 당일 증권 결제에 활용할 수 있게 해 시간대 차이에 따른 불편도 줄인다.
외국 법인의 국내 계좌 개설 시 요구됐던 공증과 실명 확인 요건도 완화한다. 자금세탁 방지 요건을 충족하면 비대면 실명 확인을 허용하고, 기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 기반 계좌는 국제 표준인 법인식별번호(LEI)로 전환을 지원한다.
해외 투자자의 한국물 파생상품 접근성도 높인다. 한국거래소(KRX) 지수 사용권을 단계적으로 개방해 2월에는 FTSE Korea 지수선물이 ICE Futures에 상장될 예정이다. 1분기에는 Eurex 등 해외 시장에서 한국 파생상품 거래 시간도 확대된다.
정부는 외국인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끌어올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필요한 제도적 요건을 충족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