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300조 시대 ‘골라 담는 투자’로
IRP 등 연금 자금 새로운 선택지 주목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를 골라 담아 운용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가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ETF 시장 확대와 자산배분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연금 자금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금리 경로와 증시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일 자산에 대한 베팅보다 ‘분산’에 초점을 둔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EMP 펀드 71개의 설정액은 1조96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 1조610억 원과 비교하면 1년 새 84.8%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EMP 펀드 수는 69개에서 71개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며 설정액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상품 수 확대보다는 기존 EMP 펀드로의 자금 집중이 나타난 셈이다.
EMP 펀드는 ETF나 상장지수증권(ETN) 등 상장지수 상품을 50% 이상 편입해 운용하는 자산배분형 펀드다. 개별 종목 대신 여러 종목을 담은 ETF를 여러 개 활용해 분산투자 효과를 높이면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TF를 직접 매매하는 방식과 달리, 운용사가 시장 국면에 맞춰 자산군과 비중을 조정한다는 점에서 관리형 자산배분 상품에 가깝다.
수익률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EMP 펀드 71개의 평균 수익률은 3개월 5.84%, 6개월 13.43%, 1년 16.33%를 기록했다. 최근 코스피 상승 폭에는 못 미치지만, 자산배분형 펀드로서는 준수한 성과라는 평가다. EMP 순자산 규모는 2조8174억 원으로 1년 새 8000억 원 넘게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ETF 시장 성장의 수혜가 EMP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ETF 시가총액이 300조 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 저변이 확대되면서, ETF를 활용한 분산투자 수단인 EMP 역시 자연스럽게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며 안정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EMP 펀드는 분산투자로 변동성을 최소화해 장기투자 상품으로 적합한 만큼 퇴직연금 상품으로 주목받는다. EMP 펀드는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계좌에서 편입·투자가 가능해 연금 자산 운용 수단으로 활용 범위가 넓다. 현재 많은 EMP 펀드가 퇴직연금펀드로 설정돼 있고 디폴트옵션에도 편입돼 있어 TDF와 함께 핵심적인 퇴직연금 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직접 ETF를 고르기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에게 EMP는 자산배분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퇴직연금 상품 가운데 실적배당형 상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EMP 펀드 성장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