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자산, 주식으로 이동…‘富의 지형’ 달라진다 [리코드 코리아 자산 대전환①]

입력 2026-0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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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1-08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가계부동산자산 비중, 美 3배 수준인데 금융자산 비중은 선진국에 한참 못미쳐
금융 이해력 차이, 부의 격차 낳는 시대 교육 대상 확대ㆍ과세 체계 개편 등 필요

부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한국 가계 자산은 부동산에 과도하게 묶여 있다. 상위 계층까지 자산의 70% 이상을 주택에 집중하는 구조로, 성장 잠재력을 낮추고 세대 간 격차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MZ세대(1980~2000년대생)는 금융자산 투자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금융 이해력도 높아지며 부의 흐름 자체가 변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생산적 자금 흐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금융 과세 개편, 장기투자 유도, 금융교육 강화가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집이 아닌 자산이 벌어주는 시대”…자산 리셋의 배경
우리나라의 자산 구조 변화가 필요한 이유는 부동산 편중이 30년 가까이 지속해 온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주요 지표에서도 이 같은 정체가 확인된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순자산 상위 1% 가계의 총자산에서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9.4%(국가데이터처)에 달했다. 2020년 77.3%에서 꾸준히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자산 1~10% 구간에서도 부동산 비중은 75.2%에 달했고, 상위 10~50% 구간에서도 70.9%를 기록했다. 국내 가계의 상당수가 자산의 70% 이상을 주택으로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이 최고의 투자라고 여기면서 평생 집 한 채를 목표로 경제활동을 벌인 결과다. 미국(28.5%)이나 일본(37%), 영국(46.2%) 등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전체 가계 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국가별로 비교해 봐도 한국은 35%에 불과해 해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았다.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은 67%, 일본은 63%, 캐나다 51%, 영국 49%, 이탈리아 46% 등 대부분의 선진국 가계는 금융자산 비중이 우리보다 높았다.

다만 이 같은 자산 구조도 느리지만 점진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고령가구 금융자산의 비중은 약 10% 내외이며, 주거자산(거주 부동산·전월세 보증금)이 2021년 기준 64%이다. 주거 외 실물자산이 약 25%를 차지한다. 가구 평균 비중으로 살펴보면 주거자산 및 주거 외 부동산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평균 금융자산 비중은 서서히 늘고 있다. 평균 금융자산 비중은 2008년 13%에서 2021년 21%로 8%포인트(p) 증가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인 고령 가구의 자산구성상 특징을 미뤄봤을 때 주거 자산의 유동화가 고령 가구의 소비 재원 마련에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거자산 외에도 금융자산 및 주거 외 실물자산의 규모가 여생 동안의 소비를 유지하는 데 충분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소득 시대, 불평등은 금융에서 갈린다”
근로소득보다 자산소득 비중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금융 이해력과 투자 접근성의 차이가 곧 부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2026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트렌드’에 따르면 1억 원 이상 금융자산 보유자 중 MZ세대 비중은 2022년 19.8%에서 지난해 33.6%로 급증했다. 국내 ‘1억 자산가’ 3명 중 1명이 MZ세대로, 부의 축이 빠르게 젊은 세대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자산 구성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저축자산 비중은 지난해 42.7%로 감소한 반면 투자자산은 32.2%로 상승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는 투자 비중이 34.8%에 평균 예치액 2991만 원, Z세대(1997~2012년생)도 26.3%에 959만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는 투자 비중이 28%로 오히려 줄어 세대 간 자산 증식 속도 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MZ세대의 금융 이해력과 자신감도 높아졌다. ‘경제·금융 기사를 챙겨본다’는 응답은 35.2%로 증가했고, ‘합리적 금융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답변도 전년 대비 6.3%p 상승했다. 올해 금융상품 가입 의향 역시 투자상품이 40.9%로 저축상품과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올해에도 부동산보다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투자 중심의 자산운용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주식 투자자 10명 중 6명이 해외주식을 거래하고 있고 해외주식 포트폴리오 비중도 계속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생산적 자금 흐름 유도를 위한 정책 과제는
금융투자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금융소득 과세체계 개편 △장기투자 유도 △금융교육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에게 의뢰한 ‘주요국 가계 자산 구성 비교 및 정책과제’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선 복잡한 구조와 다층 세율로 운영되는 현행 배당소득세 및 양도소득세의 세율을 단순화하는 방식의 과세체계 개편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자·배당소득과 주식 양도차익을 포괄하는 금융소득에 대한 단일세율 분리과세를 도입하고, 장기투자 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2015년 이후 가입이 제한된 소득공제 장기펀드를 재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나아가 올해 고등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도입되는 금융교육의 대상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금융투자에 익숙하지 않으면 금융사기 노출 위험이 크다는 점을 들어 사기 예방 교육 및 피해 대응 방법과 기초적인 금융투자 방법을 아우르는 체계적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가계 자산의 과도한 부동산 편중이 기업투자 등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흐름을 제약하고 있다”며 “금융투자 문화를 정착·확산해 기업 성장과 가계 자산증식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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