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약업계가 공동대표·각자대표 등 ‘투톱 체제’를 잇달아 도입하며 책임 경영과 전문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연구개발(R&D)과 사업 운영을 분리·보완하는 구조로 전환해 경영 안정성과 실행력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재준 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은 기존 윤웅섭 대표이사 회장과 공동 대표 체제로 일동제약을 이끌어 가게 됐다. 일동제약은 2016년 지주사 분할 이후 오너 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으며 전문경영인을 대표이사에 선임한 건 10년 만이다.
이 대표는 2022년 일동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합류해 △해외 전략 △해외 영업 △사업 개발(BD) 등 글로벌 사업 분야를 담당했다. 2024년부터는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라 글로벌 분야는 물론 △영업·마케팅 △연구개발 △생산 등 일동제약의 주요 사업 부문 전반을 총괄해 왔다. 또한 유노비아·아이리드비엠에스 등 일동제약그룹의 R&D 계열사의 대표이사도 겸직하며 신약 연구개발 및 사업화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윤 회장은 중장기 전략과 그룹 차원의 방향성을 총괄하고 이 대표가 주력 사업 분야의 성장과 수익성 개선 도모, 라이선싱 등 신약 관련 상업화를 통한 수익 실현에 주력해 균형 잡힌 의사결정 구조를 갖출 계획이다.
JW중외제약도 지난해 12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회사는 함은경 총괄사장을 신임 각자대표로 선임하며, 신영섭 단독 대표 체제에서 이원화된 경영 구조를 구축했다. 함 대표는 JW바이오사이언스, JW메디칼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그룹 내 기술·R&D 기반 사업에서 주요 역할을 맡아온 전문 경영인이다. JW중외제약은 각자대표 체제 전환을 통해 핵심 역량별 책임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영업·마케팅 분야에 주력하고 함 대표는 R&D 및 관리·운영 분야를 중점적으로 맡아 회사를 이끌게 된다.
제일약품은 지난해부터 오너 3세 한상철 대표가 기존 성석제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회사는 공동 대표간 역할 분담을 통해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해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제일약품은 그간 외부에서 도입한 다양한 상품으로 7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도입약 특성상 낮은 수익성이 해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 한 대표는 신약 개발을 위해 2022년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을 주도했고, 2024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를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으며 수익 안정화에 기여했다. 제일약품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매출 4354억 원, 영업이익 202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도 성공하며 체질 개선 중이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한 대표는 R&D를 통한 신사업 발굴, 성 대표는 경영 총괄을 맡아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투톱 체제는 역할 분담을 통해 경영 효율화에 도움을 준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책임 경영 체계도 공고해지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