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李 '경제 외교'…재계는 '손에 잡힐 실익' 고심

입력 2026-01-0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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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외교 가속 속 기업 셈법 복잡
외교 성과 확대에도 기업은 신중
중국 등 투자 실효성에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허태수 GS회장이 5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허태수 GS회장이 5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과 중동, 아세안 등을 잇는 전방위 정상 외교에 속도를 내며 ‘경제 영토’ 확장에 나섰다. 다만 재계에서는 외교적 성과가 실제 기업의 수익과 사업 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는 신중한 입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재계 총수 등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달 중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추가 순방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외교적 실효성과 협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일정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외교 채널을 빠르게 복원·확대해 경제 협력의 물꼬를 트겠다는 의도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동·아프리카·유럽 등 지역을 찾아 외교 관계를 다변화하고 국방·원자력·첨단산업 협력 강화를 시도했다. 당시 순방 결과를 보면 산업 협력 성과도 적지 않았다. UAE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 사업은 총 200억 달러 규모로,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게 된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무기체계 공동 개발·생산에 합의가 이뤄졌고, 이집트에서는 한·이집트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 추진과 함께 3~4조 원 규모의 카이로 국제공항 확장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 요청이 나왔다.

실제 외교가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재계에서는 실익을 따져보면 평가가 엇갈린다. 특히 해외 기술 이전이나 현지 생산 거점 구축이 실제 수익성으로 직결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기술 유출 가능성과 장기적인 사업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지역적 변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권에 놓여 있는 데다, 유럽 특유의 노동 문화로 인해 현지 생산기지 구축에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 정부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순방 이후 정부 차원에서 현지 투자를 권유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업성 문제를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공산권 국가에 대한 경계심도 여전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공산권 국가는 정치적 변수로 인해 사업 불확실성이 큰 편”이라며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철수 사례를 비롯해 중국과 베트남에서 일부 기업들이 사업을 정리하는 흐름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와 경제 교류가 정치 환경에 과도하게 좌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제보다 정치가 앞서는 국가일수록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결국 외교적으로는 국가 경제 지표와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되는 성과로 평가될 수 있지만, 개별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투자 지역의 정치·제도 환경과 글로벌 시장 변화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 차원의 외교 성과를 위해 기업들이 전면에 나서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실제 기업 실익으로 연결될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기회를 만들어주는 수준을 넘어 정책적 의지가 앞서 사업 참여를 권유하다 보면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사업성 검토와 협상 여지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손익 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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