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BC 재시동…한전부지 12년 우여곡절 끝에 '글로벌 비즈니스·문화' 중심지로

입력 2026-01-0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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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현대차 GBC 조감도 (서울시 제공)
▲삼성동 현대차 GBC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는 지난 12년간 기대와 갈등이 교차한 공간이었다. 국내 최고가 낙찰로 출발했지만 초고층 랜드마크 논쟁과 공공기여 산정 문제, 강남구와 서울시 간 시각차, 코로나19 이후 급변한 경제 여건이 겹치며 사업은 수차례 표류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사업은 2014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동 한전부지를 약 10조5000억 원에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국내 최고가 낙찰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에 대한 기대가 컸다.

2016년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사전협상을 통해 지상 105층(561m) 초고층 복합단지 건립에 합의했다.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완화가 이뤄졌고 그 대가로 1조7491억 원 규모의 공공기여가 확정됐다. 공공기여금은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와 잠실·탄천·한강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는 구조였다.

균열은 초고층 건축에 따른 군 작전 제한 문제에서 시작됐다. 레이더와 항공 작전 영향이 쟁점이 되며 국방부와의 협의가 길어졌고 2019년 말 공공기여 이행협약이 체결됐지만 사업 일정은 상당 부분 지연됐다. 행정 절차는 진행됐으나 실제 공사는 더뎠고 초고층 건축의 기술적 난도와 비용 부담이 현실적 변수로 떠올랐다.

2020년 착공 이후에도 공정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자 갈등은 공개적으로 표면화됐다. 특히 강남구가 설계 변경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히며 반발했다. 강남구는 "105층 원안은 강남과 서울의 미래 상징"이라며 지역 상징성과 주민·상인 기대 훼손을 이유로 원안 유지를 요구했다. 2021년 1월에는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직접 면담을 요청하며 105층 고수 입장을 공개적으로 전달했다.

이 시기 갈등은 층수 논쟁을 넘어 이해관계 충돌로 확장됐다. 강남구는 상징성과 지역 기대효과를, 서울시는 도시계획 인센티브와 공공기여의 정합성을, 현대차그룹은 사업성·비용·실현 가능성을 각각 우선순위에 두면서 접점을 찾기 어려워졌다.

전환점은 2024년 2월이었다. 현대차그룹은 105층 대신 55층 2개 동으로 구성된 설계 변경안을 서울시에 공식 제안했다. 당시 서울시는 "전면적 설계 변경에는 추가 협상과 공공기여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05층을 전제로 부여된 용적률 인센티브와 감면 구조를 유지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강남구와 일부 주민들은 다시 '원안 훼손'을 이유로 반발했지만, 서울시는 도시계획의 신뢰성과 형평성을 강조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해법은 공공성 강화였다. 2025년 현대차그룹은 지상 49층, 3개 동 안을 최종 제안했고 서울시는 이를 전제로 추가협상에 착수했다. 특정 지정 용도를 폐지하는 대신 전시장·공연장·전망 공간과 대규모 도심 숲 등 시민 개방형 시설을 확대했다. 특정 지정용도 이행을 조건으로 감면됐던 2336억 원은 전액 공공기여로 환수됐다. 총 공공기여는 약 1조9827억 원으로 늘었고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와 잠실 주경기장 리모델링, 탄천·한강 보행축 조성 등에 투입된다. 서울시는 협상 타결과 함께 GBC 사업을 2031년 말 준공 목표로 공식화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GBC 건립은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부터 아시아선수촌까지 이어지는 연계 개발을 통해 일종의 랜드마크 효과를 낼 것"이라며 "코엑스·삼성역을 중심으로 GTX 등 교통 인프라 개발이 맞물리면서 도심의 위상은 물론 부동산 시장과 유동인구에 미치는 영향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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