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유통업계, ‘초저가 PB’로 깬다

입력 2026-01-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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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와우샵’, 다이소 주도 ‘초저가 생활용품’ 시장 도전장
GS25·CU 등 편의점업계도 1000원대 간편식 등 PB 인기

▲이마트 왕십리점 내 와우샵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 왕십리점 내 와우샵 (사진제공=이마트)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초저가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확대하며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추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생필품과 먹거리를 중심으로 초저가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높은 물가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가운데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PB 상품이 불황 대응의 핵심 카드로 떠올랐다고 분석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이마트는 최근 서울 왕십리점을 시작으로 은평점, 자양점, 대구 수성점에 초저가 생활용품 전문점 ‘와우샵’을 잇달아 선보이며, 다이소가 주도해 온 균일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와우샵은 패션·뷰티·디지털 액세서리 등 총 1340개의 생활용품으로 구성됐으며, 전 상품을 1000원부터 5000원까지 1000원 단위의 균일가로 판매한다. 이마트는 대형마트에서 축적한 상품 기획력과 해외 소싱 노하우를 와우샵에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 오늘좋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사진제공=롯데마트)
▲롯데마트 오늘좋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사진제공=롯데마트)

대형마트업계 전반에서도 초저가 PB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달 1일 자체 브랜드 ‘오늘좋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9990원에 출시했다. 고환율 기조와 수입 식용유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원가 구조 개선과 유통 과정 효율화를 통해 가격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국제 시세 하락에도 불구하고 고환율로 체감 가격이 높아진 올리브유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사전 매입과 직소싱 역량을 활용해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직소싱을 바탕으로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출 수 있는 상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근거리 채널인 편의점업계에서도 가성비 상품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초저가 PB ‘득템시리즈’는 출시 약 5년 만에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돌파했다. 1000원대 간편식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한 득템시리즈는 고물가 국면에서 소비자들의 반복 구매를 이끌어내며 CU의 대표적인 효자 상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약 30종의 득템시리즈 라인업을 확대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CU는 득템시리즈를 중심으로 초저가 PB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통 구조를 효율화하고, 우수한 제조 역량을 갖춘 중소 협력사들과의 협업을 확대해 안정적인 품질과 공급을 동시에 확보할 방침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에서도 PB 상품이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GS25가 지난달 24일 출시한 ‘미쯔블랙 요거트’는 출시 직후 전체 요거트 매출 1위에 올랐다. PB 요거트가 기존 스테디셀러를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해당 상품은 입고 즉시 판매되는 ‘완판’ 수준의 90.1% 판매율을 나타냈다.

▲CU의 초특가 PB 득템시리즈 (사진제공=BGF리테일)
▲CU의 초특가 PB 득템시리즈 (사진제공=BGF리테일)

미쯔블랙 요거트는 오리온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선보인 상품으로, 비스킷 ‘미쯔블랙’을 요거트 토핑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쯔블랙을 요거트에 섞어 먹는 ‘모디슈머’ 레시피가 확산하자, GS25 트렌드 분석 담당자와 유제품 MD가 오리온에 협업을 제안해 PB 상품으로 출시됐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초저가 전략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자리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되는 지표로, 체감 물가 상승 폭이 공식 소비자물가지수보다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흐름이 구조적으로 굳어지고 있다”며 “초저가 PB는 단기 판촉을 넘어 불황기 유통업계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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