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中 갈등 속⋯재계, '경제 협력'ㆍCES '기술 주권' 동시 공략

입력 2026-01-0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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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사절단에 기업인 200여 명, 정부 외교력에 사업 환경 개선 기대감
주요 CEO, CES 역량 총결집⋯AI 모든 제품·산업 관통, 기술경쟁 돌입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에서 참석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연설을 경청하고 있다.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에서 참석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연설을 경청하고 있다.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국내 주요 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초부터 미·중 패권 격전지의 한복판으로 뛰어든다. 4대 그룹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서 정부 외교력을 지렛대 삼아 중국 시장의 구조적 해법을 모색하는 사이, 주요 CEO들은 CES 2026 현장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기술 선점 경쟁에 돌입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재계 총수들이 대거 동행하면서 기업 차원의 영업·투자를 넘어 정부 외교를 통한 사업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가격 경쟁력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만큼, 기업 단독 대응보다는 외교 채널을 통한 협상과 조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재계에서 나온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와 주요 기업인 200여 명이 포함됐다. 이번 방문에 재계 수장이 대거 동행하는 만큼, 한·중 관계 복원과 함께 실질적인 경제 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그간 국내 기업들은 미·중 갈등 심화와 중국 내 산업 경쟁력 변화로 중국 사업 비중을 줄여왔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면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중국 시장을 전략적으로 축소하거나 관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실제로 LG그룹은 중국 내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왔고, LG화학은 편광판 소재 법인을 매각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LCD 공장을 중국 기업에 넘겼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중국 생산 거점을 6곳에서 3곳으로 줄였다.

이번 방중은 이런 흐름 속에서 중국 시장을 다시 점검하고,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최근 중동 순방에서 확인된 정부 외교에 기업 협업 방식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다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에서 에너지 전환, 원전 산업, 방산,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협력 구상을 제시했다.

태양광과 배터리를 결합한 에너지 전환 협력, 원전 관련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 방산 공동개발 및 제3국 진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첨단 산업 협력, K컬처 확산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구상이었다. 재계는 이러한 경험이 중국 방문에서도 일정 부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만큼, 반도체와 첨단 제조 분야를 중심으로 한 협력 논의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외의 부분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단기간에 도출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린 구조적 요인을 재계 총수들의 협상만으로 해소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방중을 계기로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측과 제도·환경 차원의 협의에 나서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업 차원의 협상보다는 정부 외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업이 잘 안 되는 것이 대체로 시장의 논리인 만큼 기업이 직접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 측에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불리한 대우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수준의 당부와 요청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그룹 총수들이 중국을 방문하는 시기에 기업 주요 인사들은 미국으로 향한다. 정의선 회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류재철 LG전자 사장, 스캇성철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정 회장은 중국 방문에 이어 미국을 찾아 현대차의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 전략 발표에 참석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 2026에서 그룹사의 역량을 총결집,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 비전을 선보인다. 노태문 사장과 류재철 사장은 이번 CES 2026을 통해 국제 무대에 공식 데뷔한다.

삼성·LG가 그리는 지능형 홈 생태계와 현대차·두산이 선보인 무인화 솔루션은 단순 전시를 넘어 즉각적인 현장 투입이 가능한 ‘완성형 인공지능(AI)’을 지향하고 있다. K-산업의 사령탑들은 이번 CES를 통해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재편의 선두에 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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