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평택까지 포괄…형평성 논란도 해소

다음 달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업계가 강력하게 요구했던 연구개발(R&D) 인력의 ‘주52시간 근로 특례’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노동계 반발로 반도체특별법에서는 제외됐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특구법에 해당 조항을 담는 방안이 검토되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메가특구법이 특례 도입의 계기가 될 수는 있어도, 용인·평택 등 기존 반도체 생산거점까지 포괄하는 반도체특별법을 통해 제도화하는 것이 국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라는 취지에 더 부합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이달 말 공개를 목표로 메가특구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메가특구법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800조원 규모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메가특구 입주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과 투자보조금, 각종 부담금 감면, 국·공유지 임대료 감면 등의 지원책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반도체특별법에서 빠졌던 주52시간 근로 특례가 메가특구법에 포함될 가능성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업계가 요구하는 특례는 연구개발 인력에 한해 일정 기간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품 검증이나 공정 전환처럼 일정 기간 업무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근무 시간을 늘리고, 이후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업계는 신제품 개발과 양산 전환 과정에서는 장비 가동 상황에 맞춰 연구개발 인력이 수일간 연속으로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특히 AI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발 일정이 수개월 단위로 앞당겨지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획일적인 근로시간 규제로는 경쟁국과의 개발 속도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당초 여야는 지난해 반도체특별법 논의 과정에서도 해당 조항을 검토했다. 그러나 노동계 반발이 이어지면서 결국 주52시간 특례를 제외한 채 법안은 올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다음 달 1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메가특구법이 주52시간 특례 도입의 물꼬를 틀 가능성은 있지만, 업계는 궁극적으로 반도체특별법을 통해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메가특구법은 호남 등 일부 전략 거점 육성을 위한 법인 반면 반도체특별법은 전국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법인 만큼, 용인과 평택 등 기존 생산거점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어서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주52시간 특례가 메가특구법에 담긴다면 제도 도입의 계기는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연구개발 인력의 근로시간 제도는 지역이 아니라 산업을 기준으로 설계하는 게 맞다. 반도체특별법에 담겨야 법의 취지에도 부합하고 형평성 논란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메가특구법을 통한 주52시간 특례는 특정 지역 입주 기업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반도체특별법에 담길 경우 용인·평택 등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어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