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상품권 수수료 전가·중도해지 위약금 부담 여전…공정위 ‘계약해지권’ 추진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불공정행위 경험률이 1년 새 크게 낮아졌지만, 거래 관행이 실제로 개선됐다고 느끼는 체감도와 정책 만족도는 오히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공정행위 감소와 현장 체감 간 괴리가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중도해지 위약금 부담 완화를 위한 가맹점주 계약해지권 도입도 추진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발표한 ‘2025년 가맹 분야 서면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맹본부로부터 불공정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가맹점주 비율은 47.8%로 집계됐다. 전년(54.9%) 대비 7.1%포인트(p) 감소하며 절반 이하로 내려왔다.
주요 불공정행위 유형은 매출액 등 중요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부풀리거나 은폐·축소해 제공한 사례가 28.8%로 가장 많았고, 광고비 등 비용을 부당하게 전가한 경우(15.9%), 필수품목 등 거래조건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한 경우(14.8%)가 뒤를 이었다.
반면 거래 관행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가맹점주 비율은 71.1%로 전년보다 0.5%p 낮아졌다. 이를 점수로 환산한 거래관행 개선 체감도 역시 60.4점으로 전년(62.2점) 대비 1.8점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패스트푸드 업종의 체감도가 54.4점으로 가장 낮았고, 가맹점 수가 1000개 이상인 대규모 가맹본부에 속한 점주일수록 체감도가 낮게 나타났다.

가맹 분야 정책에 대한 만족도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정책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점주 비율은 78.7%로 전년보다 0.1%p 감소했고, 정책 만족도 점수는 63.6점으로 2.5점 떨어졌다. 공정위는 장기화된 자영업 경기 침체와 가맹업계 전반의 경영 여건 악화가 체감도와 만족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본부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 불공정행위가 다시 심화할 우려가 있는 만큼 법 집행과 상생 유도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필수품목을 둘러싼 점주들의 불만은 여전히 컸다. 가맹본부가 지정한 필수품목 가운데 불필요한 품목이 있다고 응답한 가맹점주는 83.8%로 전년보다 5.1%p 늘었다. 필수품목과 관련한 주요 문제점으로는 비싼 가격과 불필요한 품목 지정, 품질 저하 등이 꼽혔다.

모바일상품권을 둘러싼 거래 관행도 개선 흐름과는 거리가 있었다. 모바일상품권을 취급하는 가맹본부 비율은 31.5%로 전년보다 5.0%p 증가했지만, 평균 수수료 분담 비율은 가맹본부 28.0%, 가맹점주 72.0%로 점주 부담이 여전히 컸다. 모바일상품권과 관련해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가맹점주 비율은 14.3%로 전년보다 5.1%p 증가했으며, 치킨과 패스트푸드 업종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중도해지와 위약금 문제도 구조적 부담으로 지적됐다. 중도해지 위약금을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가맹점주는 37.9%에 그쳤고, 이 가운데 위약금이 과도하다고 인식한 비율은 40.9%에 달했다. 계약을 종료하고 싶어도 위약금 부담 때문에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맹점주가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과도한 위약금 없이 가맹계약을 중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해지권’을 가맹사업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맹점주의 계약 종료 권리를 법률에 직접 규정해, 위약금이 퇴로를 차단하는 수단으로 작동하는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공정위는 내년 상반기 중 가맹희망자가 계약 체결 전에 중도해지 위약금 정보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서의 내용과 체계를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다만 계약해지권은 계약 자유와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에 해당하는 만큼, 질병이나 불가항력적 경영 악화 등 불가피한 사유를 중심으로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적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필수품목 계약서 기재 의무화와 거래조건 변경 시 협의 의무 등 제도 개선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실태 점검과 교육·홍보를 강화해 제도의 현장 안착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상품권과 결제 관행 등 새롭게 드러난 불공정 요소에 대해서도 법 집행과 제도 보완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