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의 오랜 시름, 돈만 붓는다고 낫지 않는다 [노트북 너머]

입력 2025-1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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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1부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최상위 2개 종목이 코스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전체 지수를 떠받치는 양대 축이 사라지는 셈이다. 코스닥은 코스피를 가기 위한 임시거처였던 것일까.

최근 코스닥 업계는 100조 원이 넘는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위축된 모험자본을 정책금융으로 떠받치고, 마른 유동성에 수혈하겠다는 발상 자체는 틀리지 않는다. 다만 이 접근은 코스닥의 문제를 ‘유동성 부족’으로만 단순화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코스닥의 부진은 돈이 적어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돈이 오래 머물 수 없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연기금이 국내 증시에 투자한 비율을 놓고 보면 코스피와 코스닥은 천양지차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액 가운데 코스피 비중은 96%를 넘고, 코스닥 비중은 3% 남짓에 불과하다.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국내 순자산의 90% 이상이 코스피 지수나 대형주를 추종한다. 장기자금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통로가 코스닥에는 거의 없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코스닥은 개인 중심의 시장으로 굳어졌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한 유동성이 아니다. 우선 기업이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성장 계획을 준비하기에 큰 걸림돌이 있다. 코스닥 상장사는 5년 연속 적자 시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다. 대규모 장기 투자를 단행한 기업에 불리한 규제가 유지되고 있다.

예컨대 한 대형 단조 기업의 경우 코스피로의 이전상장을 기업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플랜트산업의 경우 장기 불황에 직면하면 5~10년 실적 하락국면을 버텨야 한다. 산업 침체를 견딘 남은 기업들이 성장하는 구조인데, ‘투자주의’ 딱지가 붙으면 자금조달은 물 건너갈 게 뻔해서다.

게다가 기술특례 상장 기업도 성장성을 보고 상장했지만, 실적 가시성이 늦어지면 이를 버텨줄 장기 자금이 없다. 적자가 길어질수록 ‘관리’와 ‘환기’ 부담이 커지고, 주가는 기술 가치보다 제도 리스크에 민감해진다.

증권사의 관심 부족도 겹친다. 코스닥 다수 종목은 분석 리포트 자체가 드물고, 정보 공급이 빈약하다. 올해 들어 코스닥에서 리포트가 발간되지 않은 종목은 총 762개로 약 42.24% 비중을 차지했다. 리포트가 발간되지 않은 코스피 종목 비중(6.58%)과 6배 넘게 차이가 난다.

정책 자금은 불씨일 뿐 연료가 아니다. 수혈의 규모와 함께 제도·정보 인프라를 함께 손보지 않으면 100조 원은 반짝임으로 끝난다.

김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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