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성공한 고려아연...내년 주총부터 최윤범 경영권 ‘굳히기’

입력 2025-12-2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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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합작법인 크루서블 JV, 고려아연 지분 10% 확보
의결권 격차 2%p 미만으로 축소…집중투표제서 최 회장 측 유리
내년 주총 전까지 반격 카드 마련할까…소송·규제 리스크가 변수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제공=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제공=고려아연)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연내 마무리된다. 미국 정부와의 합작법인(JV)이 고려아연 지분 10%를 확보하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사실상 미국 정부를 우군으로 확보했다는 평가다. 내년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구도가 한층 굳어질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합작한 ‘크루서블 JV’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계획대로 진행한다. 납입일은 26일이다. 전날 법원이 영풍·MBK파트너스가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데 따른 것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크루서블 JV는 고려아연 지분 약 10%를 확보하게 된다.

크루서블 JV는 미국 정부가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참여한다. 미국이 탈중국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추진 중이고, 이번 투자 역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에서 크루서블 JV의 고려아연 지분은 현 경영진인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유상증자로 늘어난 주식 수는 양측 지분율을 모두 희석시키지만, 크루서블 JV 지분을 포함할 경우 최 회장 측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권 분쟁 초기부터 중립을 지켜온 현대차 지분을 제외해도 유상증자 전후 영풍·MBK 지분율은 47.22%에서 42.10%로 낮아지고, 최 회장 측은 33.12%에서 40.37%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 주총에서 이사회 추가 진입을 노렸던 영풍·MBK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측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6명의 이사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최 회장 측은 이 중 3석만 확보해도 이사회 과반을 유지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집중투표제로 이사 3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결권 42.86%가 필요하다고 봤다. 최 회장 측은 2.49%포인트의 우호 지분만 추가로 확보해도 3석을 확정하는 셈이다. 이 경우 국민연금 등 이른바 ‘캐스팅보트’의 표심이 관건인데, 국민연금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줬던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영풍·MBK가 단기간에 반격 카드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고려아연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추가 매수에 대한 부담도 크다. MBK는 홈플러스 사태로 불거진 각종 리스크도 안고 있다. 일각에서는 MBK가 과거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 때처럼 전략적 후퇴를 선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시 MBK는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지만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고 철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비롯한 규제 리스크도 변수로 남아 있다. 공정위는 양측이 올해 초 임시·정기주총 전후로 계열사를 활용해 상호주 제한 규정에 따라 의결권을 제한하거나 부활시킨 행위가 순환출자 금지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조사 중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공정위가 순환출자 금지 위반으로 판단하더라도 주식 처분에 대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등 행정 제재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사법적으로 해당 거래 자체를 무효로 판단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로 지분 구조가 최 회장 측에 유리하게 재편된 것은 분명하다”며 “내년 주주총회부터는 경영권 방어를 넘어 사실상 굳히기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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