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OCI, 현지 비중국 공급망 수혜 확대 예상

미국이 폴리실리콘 및 파생상품에 대한 무역·관세 조치를 확정하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진 정책 불확실성이 걷힌 가운데, 중국산 저가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미국 현지 생산시설과 비중국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기업들의 수혜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폴리실리콘과 파생상품에 최저수입가격(MIP)을 설정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령에 서명했다. 2025년 7월 1일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개시 이후 약 13개월 만이다. 이번 조치는 약 4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12월 4일 통관분부터 적용된다.
품목별 MIP는 △폴리실리콘 kg당 21달러 △잉곳·웨이퍼 kg당 100달러 △셀 W당 0.22달러 △모듈 W당 0.38달러로 확정됐다.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파생제품에는 15%의 추가 관세도 부과된다. 중국을 직접 겨냥한 조치는 아니지만, MIP를 밑도는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미국 내 태양광 제품 판매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예상된다.
미국 내 태양광 업스트림 생산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비중국 공급망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미국 내 실질적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미국 헴록과 독일 바커를 합쳐 약 3만3000t(톤)으로 추산된다. 약 13기가와트(GW) 규모의 모듈 생산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으로, 2028년 미국 모듈 생산능력 전망치인 98GW에 크게 못 미친다. 웨이퍼 생산능력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에서 베트남 웨이퍼로 이어지는 비중국 밸류체인을 구축한 OCI홀딩스의 수혜가 예상된다. OCI홀딩스는 최근 미국 신규 고객사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해 연산 3만5000t 규모의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능력이 모두 주문 완료됐으며, 2029년까지 총 7만t 규모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베트남 웨이퍼 생산능력도 2029년까지 11.5GW로 늘릴 예정으로, 이미 증설 물량에 상응하는 LTA를 확보한 상태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도 미국 현지 생산 경쟁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기존에 가동하던 잉곳·웨이퍼·모듈 생산시설에 이어 지난달부터 셀 양산을 시작하면서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수입 제품에 시장가격을 웃도는 가격 하한선과 관세가 적용되면서 미국 현지 생산 제품의 판가 상승과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박승덕 한화큐셀 대표는 “미국 태양광 제조기업이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한 백악관의 조치를 환영한다”며 “미국산 태양광 제품 구축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13개월간 이어진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고객사 관망세가 완화되면서 판매량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고객사들이 정책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구매를 늦추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가격 기준이 정해진 만큼 비중국 공급망을 확보한 업체를 중심으로 계약 논의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