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고 빚내고 연금 깼다...서울 ‘생애 첫 집’ 작년 대비 13% 늘어

입력 2025-12-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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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1월 생애 첫 집 5.5만 명…주담대·연금 인출 ‘동시 최고치’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기 위해 가계 전체를 동원하는 ‘올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서울의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는 작년 전체 규모를 이미 초과했고 주택 구매를 위해 퇴직연금을 깨거나 은행에서 억대 대출을 받는 사례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하고 전세물건이 급감하면서 ‘지금 아니면 영원히 집을 못 산다’는 심리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에서 생애 최초로 주택(아파트·오피스텔·빌라)을 매수한 사람은 5만4942명이다. 지난해 전체(4만8493명)보다 이미 13%가량 많은 것이다. 2023년(3만5748명)과 비교하면 12월 수치를 제외하고도 약 54%가 증가했는데 연말까지 최종 집계되는 수를 더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집을 사기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 비중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 인출자는 6만7000여 명으로 직전 해보다 4.3% 증가했다. 인출 금액도 약 3조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2.1% 늘었다. 중도 인출 사유 중 주택 구매는 3만7600명(전체 56.5%), 금액은 1조8000억 원에 달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런 가운데 3분기 기준 1인당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규 취급액 또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 편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차주당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평균 2억2707만 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차주당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3억5991만 원이었다.

가파른 집값 상승과 함께 전세물건 감소, 월세 부담까지 겹치는 상황이라 내 집 마련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커졌고 그에 따라 퇴직 연금, 대출 등 최대한 자금을 끌어모아 주택 구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값은 8.25%(12월 셋째주 기준)나 올랐다.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처음으로 3%대에 진입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월세 오름폭은 3.29%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월세는 부동산원 통계 기준 지난달 147만6000원(보증금 1억9479만 원), 중위 월세는 122만 원(보증금 1억1000만 원)을 기록했다. 올해 전국 4인 가구 중위소득은 약 610만 원인 점을 고려할 때 서울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소득의 20%가 월세로 빠져나간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서울 주택종합 기준 전월세 통합지수는 지난달 0.52% 상승했다. 이는 2015년 11월(0.5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본지 자문위원인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말 그대로 ‘포모(FOMO)’로 인한 현상이다.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일으켜서라도 일명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지 못하면 지금보다 가격이 더 오를 거란 불안감이 작용한 것”이라며 “최근 전세물건도 많지 않고, 분양을 받으려 해도 당첨이 어렵고 분양가 수준도 매우 높은 상황에서 내년 부동산 전망도 좋지 않아 불안감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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