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교육청이 인공지능(AI)·디지털 시대를 맞아 학생 문해력과 사고력 강화를 위한 독서교육 강화에 나선다.
서울시교육청은 18일 서울 마포구 광성중학교에서 ‘책 읽는 학교,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서울’ 비전 선포식을 열고 ‘독서·토론·인문학 교육 2030’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과도한 디지털 의존으로 약화된 문해력에 대응하고, 교과 핵심 개념을 기반으로 삶의 맥락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깊이 있는 학습’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AI 시대에는 무수히 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지만, 그 속에는 거짓과 왜곡된 정보가 섞여 있기 마련”며 “정보의 출처와 정확성을 스스로 검증하고 깊이 있게 사고하는 교육을 통해 문해력과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정 교육감은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독서·토론·인문학 교육 2030’ 계획을 추진키로 했다고 소개했다. 계획은 △책 읽는 학교 문화 △수업 연계 독서교육 △삶과 연계한 인문학 교육 △함께하는 독서·인문학 네트워크 등 4대 중점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초·중학교에는 ‘독서 중점학교’, 고등학교에는 ‘인문학 실천학교’를 운영한다. 학생들의 독서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진로와 연계한 맞춤형 독서를 지원하는 ‘독서 디지털 배지’도 시범 도입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와 연계한 독서 생태계 구축을 통해 ‘책 읽는 서울’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정 교육감은 광성중에서 독서와 명상을 접목한 국어수업과 독서·과학 융합 수업을 참관했다. 독서 명상 수업에 참여한 광성중 3학년 원주호 학생은 “책을 읽고 난 뒤 느낀 점을 삶에 적용해보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며 “단순히 책 내용을 정리하는 수업이 아니라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수업을 맡은 편동훈 국어 교사는 “고입을 앞둔 중3 학생들은 불안과 걱정이 큰데, 독서와 명상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공감과 소통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국어 교과의 성취기준을 넘어 삶과 연결되는 읽기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 수업에서는 ‘어린 왕자’를 통해 행성의 특징을 이해하고, 학생들이 직접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활동이 진행됐다. 수업을 들은 광성중 1학년 김리후 학생은 “과학을 교과서로 공부할 때는 이론을 배우고 필기하는 방식이었는데, 책을 통해서 과학을 배우니 기억에 더 잘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회교육위원장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편적 지식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의 독서교육 정책이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국회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