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블루아울 협상에서 철수"

오라클이 추진해온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핵심 투자자의 이탈로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AI 산업을 둘러싼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했다. AI 붐이 주식시장을 견인하며 내년에는 기업 차입 확대 국면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가운데,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작은 불확실성만으로도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미국 소프트웨어 대기업 오라클이 미시간주에서 추진 중인 1GW(기가와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을 둘러싼 잡음이 불안 요인으로 주목받았다. 프로젝트 자체는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중요한 변수가 발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오라클과 협력 중이던 미국 투자사 블루아울캐피털이 협상에서 철수,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블루 아울이 투자 대비 이익을 얻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AI 인프라 투자비 회수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했다.
오라클은 성명에서 블루아울캐피털의 이탈을 확인했다. 다만 오라클은 “프로젝트 개발 파트너인 리레이티드디지털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상의 투자파트너를 선정했다. 그 파트너가 블루아울캐피털이 아니었을 뿐이다”며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과 관련된 투자 협의는 계획에 따라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파트너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대형 투자사 블랙스톤이 주식 인수와 연계된 출자를 두고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시장에서는 오라클과 블루아울캐피털의 결별 소식이 전해지자, 과도한 인공지능(AI) 설비투자와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주목받으며 투자 심리가 크게 흔들렸다. 연말 증시는 AI 거품론에 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1% 밀렸고,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 넘게 하락했다. 오라클 주가는 5.40% 급락 마감했다.
라이언 제이콥스 제이콥스투자운용 설립자는 “AI 주식과 관련한 움직임의 상당 부분은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됐다”며 “AI 시장에 약간의 불안 심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