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디지털헬스케어법’ 촉각…“네거티브 규제로” [요양‧돌봄 규제의 덫]

입력 2025-12-15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5-12-14 19: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2023년 9월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기반 보건의료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헬스케어법’ 토론회 (제공 보건복지부)
▲2023년 9월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기반 보건의료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헬스케어법’ 토론회 (제공 보건복지부)

보험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헬스케어 사업이 보건복지부의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과 맞물리며 전환점을 맞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2029년 2580억 달러 규모(연평균 8.5% 성장)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시장은 규제 장벽 탓에 성장 속도가 가장 낮은 국가군에 속한다는 분석이 나오며 법 제정 방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의료데이터 활용과 AI 기반 의료서비스 확산을 뒷받침하기 위한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료법·생명윤리법·개인정보보호법 등 기존 법령이 의료데이터를 분산 규율해온 탓에, 실제 현장에서 활용과 보호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복지부는 22대 국회 내 디지털헬스케어법 입법을 목표로 기본법을 마련하고, 데이터 활용과 안전장치를 동시에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원칙을 준용하되, 의료 분야 특수성을 반영한 추가 안전장치를 두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의료데이터 분야 전용 규제 샌드박스 제도도 법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법 제정을 “보험업의 체질 전환 계기”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장기요양·시니어케어·만성질환 관리 등 보험사의 신사업은 결국 데이터 접근성이 핵심”이라며 “현재 의료행위 오해 가능성만 있어도 서비스를 출시하기 어려운데, 법이 정비되면 위험관리·건강증진형 보험·시니어케어 플랫폼까지 확장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법안이 허용 행위를 열거하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으로 설계될 경우, 산업 확장 자체가 다시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의료데이터와 의료행위의 경계에 대한 해석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법률 차원에서 세부 행위를 모두 규정할 경우 오히려 금지의 나열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헬스케어법의 설계 방향이 산업 성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헬스케어는 본질적으로 기술 산업으로, 혁신의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라며 “보험사와 금융사, 스타트업 등 다양한 민간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되지 않으면 디지털 헬스케어는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의료데이터는 가명정보 기반으로 운영돼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낮은 구조임에도, 민간이 참여하면 의료민영화 논쟁으로 번지면서 기술 적용이 반복적으로 막혀왔다”며 “비대면 진료 역시 20년 넘게 논의만 하다 코로나19 시기 한시 허용된 뒤 다시 제동이 걸린 전례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지 행위만 명확히 하고 나머지는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이 아니면 혁신은 계속 좌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경희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 설계의 초점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백 교수는 “디지털헬스케어법은 의료행위를 통제하는 법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법이 돼야 한다”며 “세부 행위를 법에 모두 담으려는 접근은 또 하나의 규제법을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보건복지부가 보유한 공적 의료데이터의 역할을 강조했다. 백 교수는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공공 영역에 축적된 의료데이터가 포괄 동의 구조 아래 단계적으로 연결된다면 서비스 혁신의 토대가 될 수 있다”며 “데이터 활용을 의료민영화 프레임으로만 바라보는 접근은 기술 발전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시리아서 IS 추정 공격에 미군 등 3명 사망…트럼프 “매우 강력한 보복”
  • 지갑 닫아도 가심비엔 쓴다…홈쇼핑업계 고급화 '승부수'
  • 취업 문턱에 멈춰 선 2030…‘일하지 않는 청년’ 160만명 눈앞
  • 주담대 막히자 ‘마통’ 쏠림…5대은행 잔액 41조, 3년 만에 최대
  • 금융자산 10억 부자 47.6만명…유망 투자처로 '주식' 꼽아
  • "공적주택 110만호 공급"…규제 풀고 빈 건축물 활용 [관심法]
  • ‘미쳤다’는 말까지⋯영·미·프 언론이 본 ‘불수능’ 영어
  • 오늘의 상승종목

  • 12.1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2,459,000
    • -1.65%
    • 이더리움
    • 4,619,000
    • -0.75%
    • 비트코인 캐시
    • 836,500
    • -2.68%
    • 리플
    • 2,979
    • -1.32%
    • 솔라나
    • 194,600
    • -1.87%
    • 에이다
    • 595
    • -3.09%
    • 트론
    • 414
    • +2.22%
    • 스텔라루멘
    • 344
    • -3.1%
    • 비트코인에스브이
    • 28,930
    • -1.77%
    • 체인링크
    • 19,940
    • -2.73%
    • 샌드박스
    • 188
    • -5.5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