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에 안전·규제 대응 필요해
친환경 수용성 자외선 차단제 개발로 혁신

“K뷰티가 세계 시장에서 계속 우위를 점하려면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필수입니다. 앞으로 핵심 키워드는 ‘안전성’, ‘지속가능성’일 것입니다.”
글로벌 K뷰티 열풍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3위 기업 코스메카코리아(코스메카)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하게 연계된 연구·개발(R&D)에 힘을 쏟고 있다.
15일 경기도 성남시 코스메카코리아 중앙연구원에서 만난 김태훈 연구소장은 코스메카 R&D의 주역으로서, 최근 부쩍 K뷰티의 인기를 실감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수출 물량이 대폭 늘었다는 것. 그는 “예전엔 세계적 기업들이 트렌드를 주도했지만, 지금은 K콘텐츠 등 전반적 문화 트렌드가 한국을 향하고 있고, 한국의 미(美)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며 “K뷰티 열풍엔 이런 문화와 함께 화장품의 효능, 기술적 부분, 매력적 가격 등이 모두 한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향후 K뷰티의 과제에 대해 ‘지속가능성’과 ‘안전성’을 꼽았다. 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화장품 분야도 바이오 기반 원료, 지속가능한 원료의 제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면서 “화장품 안전성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계속 경쟁력을 가지려면, 각국의 규제에 부합한 원료를 이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비건·할랄 등에 부응하는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며 “각국의 각종 안전성 규제를 준수하는 제품을 개발해야만 K뷰티의 신뢰도를 키우고 제품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이 연구소에서 ‘친환경 자외선 차단제’를 개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코스메카는 오일 성분 없이 강력하고 지속적인 자외선 차단 효과를 구현하는 기술을 발표했다. 친환경과 기능을 모두 갖춘 혁신 K뷰티의 새 기준을 제시한 것.

김 소장과 함께 이 연구를 주도한 황준필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유용성 자외선 차단제(선크림)는 차단 효과가 뛰어나지만 피부 자극 우려가 있고 해양 생태계 영향 등 안전과 환경 측면에서 우려가 있다”며 “수용성 선크림은 친환경은 되지만 실제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그런 한계를 극복해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메카는 수용성 선크림이 수용성 고분자 들과 작용해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계면화학적, 유변학적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적절한 수용성 고분자의 조합을 통해 기존 수용성 선크림의 성능을 최대 17배까지 높였다. 성분을 최소화해도 자외선 차단 기능을 확보, 기존 선크림의 환경 부담을 줄이되 효과를 유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이다.
코스메카는 오너(조임래 회장)가 한국콜마 연구소장 출신이다 보니 R&D 중심 회사다. 조 회장은 경영인보다 ‘화장품 연구인’이란 정체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김 소장은 “회장님이 아무래도 제형, 원료 등 연구개발 관점에서 언급을 많이 하시는 편”이라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독자기술과 독자원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신다”고 전했다.
그동안 코스메카는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술개발에 힘써왔다. 미세먼지가 사회적 재난으로 여겨졌던 2018년 개발에 착수해, 미세먼지 차단 토탈 솔루션도 선보였다.
김 소장이 주목하는 최근 트렌드는 ‘하이브리드’다. 기초-색조 화장품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어 두 속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크다는 것. 그는 “코스메카 연구소는 세계 최초 삼중 기능성 비비크림 개발 등 메이크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기초와 색조를 아우르는 연구를 지속, 하이브리드 제품 개발에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소장의 목표는 기술개발을 통한 K뷰티 세계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IT강국답게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성분 탐색, 피부효능 시뮬레이션, 제형 안정성 예측 등을 연구에 활용해 피부과학에 근거한 효능을 검증한 제품개발이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란 기대도 있다. 그는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기술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선제적인 위치에서 혁신적인 제품개발을 진행하고 싶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시장을 선도하는 프런티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