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코스피 5000 그만...10년 로드맵 내야”

입력 2025-11-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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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5.11.18.  (뉴시스)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5.11.18. (뉴시스)

“‘코스피 5000’ 같은 말은 되도록 쓰지 마셨으면 합니다. 갈 수도 있고, 못 갈 수도 있습니다. 정권 초기에 너무 많이 올라가면 오히려 우리에게 부담이 됩니다.”

18일 ‘경제는 민주당’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최근 증시 랠리에 대한 정치권의 언급을 자제해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주가지수 같은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배당·지배구조·금융제도 개선을 통해 “한국 증시 구조 자체를 바꾸는 10년짜리 로드맵”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해 8월 출범해 의원 106명이 참여하는 민주당 내 최대 경제 연구모임인 ‘경제는 민주당’은 약 한 달 반 만에 재가동했다. 이날은 김태년·김병주·홍기원·김현정·백혜련·이재정·김원이·박홍근 등 약 40명의 의원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홍 대표는 지난해 이후 국내 증시 흐름을 설명하면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전력·조선·방산, 일부 바이오와 신(新) 기술주 등은 이미 크게 올랐다”며 “10배씩 오른 종목만 해도 100개 정도 된다”고 짚었다.

반면 코스닥과 소형주는 사실상 ‘랠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닥에 해당하는 소형주는 오르지 못했다.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는데 인공지능(AI)이나 미래산업 중심의 대형주로 전부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자보상배율, 즉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을 커버하지 못하는 회사가 1056개, 전체 주식의 42%가 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많다”며 “이렇게 시장의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는데, 그 아랫단에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이 잔뜩 깔려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우리한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른바 ‘4천피’ 랠리를 “AI와 미래산업 대형주 중심의 글로벌 공통 현상”으로 보면서도 이를 둘러싼 양극화·정책 리스크를 정치권이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홍 대표는 미국 ‘M7’(애플·MS·아마존·알파벳·메타·엔비디아·테슬라) 사례를 들며 “세계 어디서나 소수 종목이 시장을 끌고 가는 구조인데, 그늘에는 구조적으로 취약한 기업과 투자자들이 쌓이고 있다”고도 했다.

주가 상승이 가져올 양극화 문제도 경고했다. 미국 사례를 인용해 “상위 0.1%가 전체 주식의 24%를 들고 있고, 하위 50%는 사실상 주식이 없다”며 “부채는 반대로 하위 50%가 전체의 절반을 안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도 이번에 부동산이 아니더라도 주식만으로도 양극화가 굉장히 심화됐을 것”이라며 “주가가 올라간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렇게 올라가면 양극화에 불이 붙는다. 굉장히 미묘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18.  (뉴시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18. (뉴시스)

홍 대표의 해법은 ‘배당’이었다. 그는 금리와 배당수익률이 비슷해진 점을 거론하며 “예전에는 은행 예금이 훨씬 나아서 굳이 배당받을 이유가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 목표는 금리와 배당이 비슷한 수준이 돼서 배당을 마치 월급처럼 받는 나라가 되는 것”이라며 “그 정도가 돼야 한국 증시가 지금처럼 경기에 따라 출렁이는 시클리컬(cyclical) 구조에서 벗어나 꾸준히 우상향하는 ‘스테디(steady)’ 시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재벌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도 홍 대표는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나라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중 90개가 할아버지가 만든 회사”라며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배구조를 손보는 건 필요하지만, 목표치만 미리 던져놓아도 기업들은 5년, 10년 앞을 보고 미리 움직인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10년 뒤까지 이 지분 구조를 이렇게 바꾸라’고 하면 기업들은 지금부터 슬슬 정리하고 준비할 것”이라며 “정치권이 구호처럼 갑자기 들이치는 식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결론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주식시장에 대한 10년짜리 로드맵”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지금은 오늘 하나, 내일 하나, 한 달 있다가 또 다른 걸 내놓는 ‘모자이크식’ 금융정책”이라며 “이걸 아베노믹스처럼 10년 계획으로 정리해 놓으면 정부 조직과 시장이 그걸 보고 예측 가능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또 코스닥 시장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을 주문했다. “일반 개인투자자의 90%가 코스닥·소형주에 몰려 있다”며 “코스닥이 장기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법률적으로 코스닥 장기투자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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