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日 흥행 돌풍 '국보'⋯이상일 감독 "젊은 세대, 가부키 문화 재인식"

입력 2025-11-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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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에서 누적관객수 1200만 명 돌파한 '국보'⋯19일 국내 개봉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배우의 출연과 '재미있다'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이상일 감독 (미디어캐슬)
▲이상일 감독 (미디어캐슬)

영화 '국보'를 연출한 이상일 감독은 14일 NEW 사옥에서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영화의 관객 유입 흐름이 특이했다. 개봉 1주에는 40~60대가 중심이 돼 극장을 채웠다"라며 "2주 차 이후 젊은 층이 빠르게 유입됐고 5주 차까지 꾸준히 관객이 늘어났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영화 '국보'는 최고의 가부키(かぶき) 배우가 되기 위해 운명적으로 경쟁해야 했던 두 남자 '키쿠오'와 '슌스케'의 일대기를 통해 삶과 예술, 우정의 의미를 치열하게 탐문하는 영화다. 예술은 인간을 찰나적으로나마 삶에서 해방시켜 주는데, 정작 예술은 인간의 고통을 먹고 자란다는 아이러니를 섬세하면서도 장대하게 그렸다.

가부키는 17세기 에도 시대 중산층의 대표적 유흥으로 자리 잡은 일본 전통 연극이다. 과시적이고 극적인 노래와 춤, 연기가 결합된 형식으로 200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현재 '국보'는 일본에서 누적관객수 1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달 안에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 2'(2003년)의 흥행 수익인 173억 엔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를 달성하면 일본 실사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오른다.

이 감독은 "영화가 3시간 가까이 되고, 가부키가 젊은 세대와 거리가 있지만 새로운 체험을 주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흥행 이유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게 옳은 관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즐거움, 즉 현실에서 느낀 불안과 긴장으로부터 잠시 떨어져서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경험을 이 영화를 통해 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국보' 스틸컷 (미디어캐슬)
▲영화 '국보' 스틸컷 (미디어캐슬)

영화 속 두 주인공은 온나가타(女形)를 연기한다. 온나가타란 가부키에서 여자 역할을 하는 남자 배우를 말한다. 이 감독은 "일본에 전설적인 온나가타 배우가 있다. 남자 역할을 하는 배우와는 뭔가 느낌이 다르다. 단순히 '여자답다'는 건 아닌데 말투나 몸짓이 좀 다르다"라며 "무대에서만 아니라 사생활에서도 그런 느낌이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흥미롭게 생각해 영화로 만들게 됐다"라고 전했다.

실제 가부키 배우 캐스팅과 관련한 질문에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영화배우는 원래 가부키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직접 해내겠다는 의지가 영화 곳곳에 담겼다"라며 "어려운 가부키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스스로 한계를 넘는 과정은 배우를 성장시키고, 관객은 그 배경을 떠올리며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이런 가능성을 걸고 완성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가부키를 소재로 한 '국보'는 전반적으로 색감이 화려한 영화다. 다양한 색채들이 충돌하고 교차하는 과정에서 인물의 감정과 시대의 결이 감각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흰 눈과 붉은 피를 대비시키는 색조 연출은 주인공의 내면과 운명을 시각적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 감독은 "흰 눈을 다루는 방식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이키루'(1952년)에 등장하는 눈 장면에서 영향을 받았다. 동시에 눈의 흰색과 피의 빨간색을 대비하는 구도를 사용해 영화 전체의 키컬러를 흰색과 빨간색으로 설정했다"라고 밝혔다.

재일교포 출신 영화감독인 이 감독은 지금껏 '69 식스티나인'(2004년), '악인'(2010년), '분노'(2016년) 등의 영화를 통해 강렬한 연출력을 선보였다. 미디어캐슬이 수입하고, NEW에서 배급을 맡은 '국보'는 19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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