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공동 연구팀, 비침습적 두경부암 진단 플랫폼 개발

입력 2025-11-0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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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재료공학과 인공지능 결합한 ‘타액 기반’ 비침습적 두경부암 조기 진단

▲(왼쪽부터)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서효정 한국재료연구원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연구원, 정호상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서울성모병원)
▲(왼쪽부터)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서효정 한국재료연구원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연구원, 정호상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서울성모병원)

국내 연구진이 타액 검사만으로 두경부암을 98% 정확도로 진단하는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을 개발했다.

4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정호상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제1저자 한국재료연구원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서효정 연구원)은 국내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AI 알고리즘과 첨단 재료공학이 결합한 비침습적 진단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의학, 공학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다학제 저널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Advanced Science, IF=14.1)에 게재됐다.

두경부암은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암연구소(IARC) 2020년 통계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7번째로 흔한 암이다. 연간 약 89만 명이 발병하고 45만 명이 사망하며, 전체 암 진단의 약 4.5%를 차지한다. 조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80% 이상으로 높지만, 진행암인 3기 이후에는 40% 이하로 크게 낮아진다.

두경부암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해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내시경 검사나 조직 생검으로 종양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빈번하다. 액체 생검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만, 혈액 속에 존재하는 종양 DNA의 양이 매우 적어 다른 암보다 진단 정확도가 낮은 한계가 있다. 타액을 활용한 비침습적 진단 기술 개발은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팀은 연필심에 쓰이는 흑연의 구성 물질로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태양전지, 자동차 및 조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그래핀’을 활용해 진단 기판을 제작했다. 그래핀 소재는 자체적으로 방향족 분자를 안정적으로 흡착하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이 그래핀 표면의 미세한 주름과 결함 부위를 활용해 성장시킨 ‘금 나노코랄(산호 형태의 금 나노구조)’ 모델은 신호를 증폭해 초고감도 정밀 측정을 할 수 있다. 이 센서 기판은 시간 의존적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2시간 동안 안정적인 신호를 유지했으며, 물로 세척 후에도 평균 67% 수준의 신호를 유지하는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비침습적 두경부암 진단 플랫폼 개요도 (서울성모병)
▲비침습적 두경부암 진단 플랫폼 개요도 (서울성모병)

연구팀은 타액 속 70개 대사물질을 분석해, 이 중 39개 대사물질로 참조 데이터를 구축하고 AI 분석을 거쳤다. 그 결과 두경부암 환자에게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티오시아네이트, 페닐알라닌, 메티오닌, 타우린, 푸코스 등 15개의 바이오마커를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이오마커들은 두경부암의 특징적인 대사산물로서, 향후 병리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도 상당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티오시아네이트는 암으로 인한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푸트레신과 스페르민은 빠른 암세포 증식, 메티오닌은 세포 성장과 DNA 합성에 필요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트립토판, 발린, 류신 등의 아미노산은 암세포의 대사 과정에서 활발한 분해 또는 소비로 감소했다.

두경부암 환자 25명과 건강한 대조군 25명의 타액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나노코랄 그래핀 센서와 결합한 인공지능 모델은 특이도 100%, 민감도 96%, 정확도 98%라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판별 성능 지표인 곡선하면적(AUC) 역시 0.999를 기록해 환자와 정상인을 거의 완벽하게 구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회 반복 검증 실험에서도 평균 정확도 93% 이상을 유지해, 분석 모델의 재현성과 신뢰성 역시 입증됐다.

박준욱 교수는 “환자에게 부담이 크고 종양 위치 확인이 어려웠던 기존 진단법 대비 비침습적이고 간단한 타액 검사방법으로 높은 정확도를 보여 두경부암의 조기 진단과 환자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15개의 대사 바이오마커를 발견한 것은 두경부암의 병리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만큼, 향후 대규모 다기관 임상 검증을 통해 실제 진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정호상 교수는 “그래핀의 분자 흡착 특성과 금 나노구조의 플라즈모닉 효과를 결합한 센서 기판은 타액 내 미량의 대사물질을 초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휘발성 물질을 안정적으로 포착하여 장시간 신호를 유지하는 성능은 기존 센서 대비 월등히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라며 “이번에 개발한 진단 플랫폼은 복잡한 생체 신호에서 개별 바이오마커의 기여도를 정량화할 수 있어, 향후 다른 질환의 바이오마커 발굴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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