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상전쟁 2.0 시작됐다…EU·중국도 ‘자국우선’

입력 2025-10-09 15:3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EU 철강관세 25→50% 인상
자유무역 벗어나 보호무역 선회
中, 희토류·기술 수출통제 강화
미·중 무역협상 새 리스크로 부상

▲중국 장시성 간셴현의 한 희토류 광산에서 채굴 작업이 한창이다.  (간셴(중국)/AP연합뉴스)
▲중국 장시성 간셴현의 한 희토류 광산에서 채굴 작업이 한창이다. (간셴(중국)/AP연합뉴스)
세계 무역 질서가 ‘자유주의’ 원칙보다 전략적인 ‘자국우선주의’로 선회하면서 ‘글로벌 통상전쟁 2.0’의 막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와 고율의 품목별 관세로 무역 전쟁의 불씨를 지핀 데 이어 유럽연합(EU)이 철강에 50%의 관세를 매기며 트럼프식 보호무역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은 이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로 맞불을 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9일 중국 상무부는 희토류와 관련 기술의 수출을 더욱 엄격히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역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에서 사마륨·디스프로슘·가돌리늄·터븀·루테튬·스칸듐·이트륨 금속과 이들의 합금 및 산화물을 통제 품목으로 지정하고 수출 시 당국의 이중용도(민·군 겸용) 품목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 해당 물자들을 함유·조합·혼합해 해외에서 만들어진 희토류 영구자석 재료와 희토류 타겟 소재(박막 생산용 핵심 원재료)까지 수출 통제 범위에 포함했다. 중국 기술이 투입된 제품은 해외 생산품이라도 규제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글로벌 공급망 통제’ 조치로 풀이된다. 상무부는 이들 물자가 중국이 원산지인 희토류 채굴과 제련·분리, 야금, 자성 재료 제조, 희토류 2차 자원 회수 등 기술을 사용해 해외에서 생산됐을 때도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EU가 7일(현지시간) 역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철강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고, 무관세 쿼터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EU는 무관세 철강 수입 한도를 지난해 연간 3600만t(톤)에서 1830만t으로 축소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관세 장벽을 세워 중국 등 저가 철강의 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은 영국산 철강에 25%, 다른 국가에는 50%의 관세를 적용 중이다. EU가 상대적으로 개방된 역내 시장으로 글로벌 철강이 몰릴 위험이 커지자 방화벽을 쌓은 셈이다. 이에 중국도 자국의 핵심 전략자산인 희토류를 무기로 삼아 맞불을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정제·분리 기술에서도 절대적 우위에 있다.

하지만 그동안 트럼프식 고율 관세를 강하게 비판했던 EU가 오히려 뒤따라가는 것은 모순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리서치 글로벌 거시경제 책임자는 “오랜 기간 자유무역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유럽이 이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핵심 산업을 보호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자유 무역에서 벗어나 보호무역주의로 향하는 분명한 움직임”이라고 꼬집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촉발한 보호무역주의가 도미노처럼 확산하며 ‘미국 우선주의’가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무기화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도 커졌다.

아울러 중국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회담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나온 것으로, 양국이 포괄적 무역합의를 모색하는 가운데 새로운 긴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202,000
    • -0.91%
    • 이더리움
    • 4,708,000
    • -0.34%
    • 비트코인 캐시
    • 854,000
    • -2.73%
    • 리플
    • 3,105
    • -3.54%
    • 솔라나
    • 205,900
    • -2.92%
    • 에이다
    • 653
    • -1.95%
    • 트론
    • 428
    • +2.88%
    • 스텔라루멘
    • 375
    • -0.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880
    • -1.47%
    • 체인링크
    • 21,240
    • -1.39%
    • 샌드박스
    • 220
    • -3.0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