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가 지역기업의 성장을 견인할 대규모 자금 지원에 나선다. 그러나 수도권 중심의 투자구조 속에서 실제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여전히 시험대에 올랐다.
부산시(시장 박형준)는 23일 “총 2,017억 원 규모의 ‘부산 혁신 스케일업 벤처펀드’를 조성해 성장 단계 기업의 외연 확장(스케일업)을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펀드는 부산시·한국모태펀드·부산은행·기업은행이 출자한 1,011억 원 모펀드를 기반으로 한다.
사업은 △라이콘·엑셀러레이터(AC) △스마트 첨단제조 △벤처캐피탈(VC) 등 3개 분야로 나뉜다. 초기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한 라이콘·AC 분야에는 각각 35억 원씩, 총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다. 스마트 첨단제조 분야에는 100억 원을 출자해 167억 원 이상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 지역 산업의 스마트 전환을 지원한다.
벤처캐피탈 분야는 규모별(지역 250억, 중형 500억, 대형 1,000억)로 세분화돼 총 750억 원이 출자된다. 이를 통해 1,750억 원 이상 규모의 자펀드를 만들고, 450억 원 이상을 지역 기업 성장에 직접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또 모펀드 80억 원을 별도로 활용해 후속 투자가 필요한 자펀드 투자기업에 대해 한국벤처투자가 100% 직접 투자하도록 했다. 지역 소재 운용사나 지역 투자 비율을 높인 운용사에는 가점을 부여해 ‘지역 기업 우선’ 원칙을 강화한다.
박형준 시장은 "이번 펀드는 최소 700억 원 이상이 지역기업에 직접 투입돼, 초기 창업에서 기업공개(IPO)까지 이어지는 중간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2조 원 규모의 창업·벤처기업 펀드를 조성하고 6천억 원 규모의 지역 투자 생태계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제도 적지 않다. 수도권에 집중된 투자 네트워크 속에서 부산이 실질적으로 '투자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펀드의 외연 확장 전략이 단순한 숫자 채우기에서 머물지 않고, 지역 기업 성장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