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증거선별 절차 이후 국민참여재판 여부 결정

법원이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의 관할법원 이전 신청을 또다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9일 오후 문 전 대통령과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 본격 시작에 앞서 쟁점과 증거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어 문 전 대통령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 재이송 요청과 관련해 “종전에 불허 판단을 한 당시와 크게 사정이 변경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의원 측은 각각 거주지 관할법원인 울산지법과 전주지법으로 사건 이송을 요청했다.
6월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현실적으로 법원 재판 지원 현황, 언론 접근성 등에 비춰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이 법원에서 재판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한다”며 피고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3차 공판준비기일로 판단을 미뤘다. 국민참여재판은 일반 국민이 배심원으로 형사재판에 참여하는 제도로 피고인의 유무죄와 형량 결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다.
재판부는 “참여재판 진행 가능 여부를 심리하기 위해 증거 선별 절차를 먼저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증거 입증 취지를 다시 정리해 제출하도록 하고 피고인 측은 검찰 주장 내용에 대한 의견을 진술해 주면 되겠다”며 “양측 의견을 들은 뒤 재판부에서 검찰 측 신청 증거 중 덜어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확정하는 방식으로 증거 선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3차 공판준비기일은 11월 25일 오전 10시로 지정됐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이 7~8명으로 압축되면 참여 재판 여부를 재판부에서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며 “일반 재판이 결정되면 10회 공판기일까지 일관해 기일을 지정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전 사위로서 항공직 경력이 없던 서모 씨가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 임원으로 입사한 배경에 문 전 대통령의 공모가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3월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것이 ‘서 씨 채용의 대가’라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서 씨에 대한 급여 명목으로 이 전 의원으로부터 1억5283만 원, 주거비 명목으로 6503만 원 등 총 2억1787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4월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의원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딸 다혜 씨와 서 씨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