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일자리 늘리는 투자인데” 韓 구금 충격, 후폭풍 어디까지

입력 2025-09-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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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300여명 구금 충격
LG엔솔 CHO 급파하며 수습 총력
핵심 인력 이탈, 공장 가동 1년 미뤄질 수도
다른 기업들도 美출장 중단·점검 조치
“여파 장기화 전망…동향 파악 중”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 불법체류 단속 모습.  (이민세관단속국 홈페이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 불법체류 단속 모습. (이민세관단속국 홈페이지)

미국 이민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을 급습했다.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결정한 한국 기업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수갑에 채워 단속하는 모습이 공개되며 큰 충격을 안겼다.

사태가 수습 국면에 들어가고는 있지만, 일단 내년부터 예정됐던 공장 가동 지연과 그에 따른 실적 악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차의 미국 내 전동화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대미 투자를 진행 중인 다른 대기업들도 비자 점검에 나서고 동향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국인 300여명 구금…현대차 직원 및 협력사 직원 없는 이유는

8일 정부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소재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 현장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연방 기관 단속으로 약 450명이 체포됐다. 한국인은 약 300여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 소속 직원 47명(한국 국적 46명, 인도네시아 국적 1명), 협력사 직원 250여명이 포함됐다. 이번에 구금된 인원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터리공장은 내년 초 가동 목표로, 건설 공사가 거의 막바지 단계다. 공사는 외관이 먼저 지어지고, 나중에 배터리 관련 설비·장비가 안을 채우는 순서로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LG에너지솔루션 관련 인원들이 현장에 있었고, 현대차그룹 관련 인원들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행히 정부가 미국과의 협의로 구금된 한국인을 자진 출국 형식으로 귀국하게 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강제 추방이 아닌 자진 출국의 경우 추방 기록이 따로 남지 않는다. 추후 미국에 입국할 때도 별도 제한이 없다. 구금된 인원은 이르면 10일(현지시간) 한국행 전세기를 탈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김기수 최고인사책임자(CHO)를 7일 미국에 급파하고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하는 등 직원 안전에 전념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출장을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필수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보류할 것을 권고했다고 알려졌다. 본사와 협력사 소속 직원의 체류·출장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출장의 업무나 성격에 따라 면밀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 미국법인도 현지 고용 실태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사업을 운영하는 모든 시장에서 법률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여기에는 고용 확인 요건과 이민법도 포함된다”며 “도급업체와 하도급업체의 고용 관행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수 LG에너지솔루션 CHO(최고인사책임자)가 7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김기수 LG에너지솔루션 CHO(최고인사책임자)가 7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강제 추방은 피했지만...가동 지연·실적 영향 불가피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은 2024년 5월 합작법인을 설립해 총 5조7000억 원을 투자, 연간 30GWh(기가와트시)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하반기 착공해 올해 말 완공과 내년 초 양산이 목표였다.

그러나 핵심 인력 이탈로 일정 차질이 사실상 예견된 상황이다. 실적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GM에 집중된 북미 판매량을 다각화하고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취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던 프로젝트였으나 지연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내년 수익이 하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지 H-1B 전문직 비자 쿼터가 막혀 있고 B-1/ESTA를 통한 우회로까지 차단된 상황에서, 외교적 해결 없이는 공백을 메울 방법이 없다”면서 “1년 이상 양산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내년 실적에 반영된 AMPC 시장 평균은 약 1조6000억 원”이라며 “원달러 환율 1200원 기준, 내년 AMPC 약 6300억 원 감소가 예상된다”는 관측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동화 계획도 여파를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배터리 공장은 당초 공장 완공 이후 생산되는 HMGMA 부지 내에 있는 현대모비스로 옮겨지고, 배터리팩으로 제작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 공급될 예정이었다. 다만 그룹이 HMGMA에서 전기차 생산 물량을 조절하고 하이브리드 차종을 중심으로 혼류 생산을 추진 중인 만큼,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HMGMA.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HMGMA. (연합뉴스)

재계에서도 우려 확산...비자 점검하고 동향 파악 분주

재계에서도 이번 사태가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화 등은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태 여파가 단기간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현지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조선업 협력으로 인력 교류가 활발한 조선업도 마찬가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자칫 한미 관계 경색으로 이어져 마스가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느끼는 충격도 크다. 한 관계자는 “결국 미국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현지 투자를 감행한 것 아닌가”라며 “공장 가동이 지연되면 미국에도 손해”라고 했다.

산업부는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대미 투자 기업들과 이날 오전 긴급 간담회를 열고 비자 체계 점검에 나섰다. 박종원 산업부 통상차관보 주재로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SK온, 삼성SDI,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HD현대, 한화솔루션, LS 등 대미 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각 기업의 인력 운용 현황 점검과 함께 기업들로부터 현지 인력 운영을 위한 미국 비자 확보 건의 사항을 들었다. 외교부는 최대 1만5000개의 한국인 전문인력 취업비자 E-4 신설을 위해 미국 내 입법에 힘써왔지만 법안은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출장자 비자 체계 점검·개선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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