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9·EV4·PV5 등 신차
테슬라 ‘모델 Y’로 수입차 1위

국내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뛰어넘는 수준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7개월 만에 신규 등록이 가장 빠른 속도로 10만 대를 넘어섰다. 현대자동차·기아와 테슬라의 신차 출시가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국토교통부 등록통계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누적 신규 등록은 11만8047대로 나타났다. KAMA가 친환경차 데이터를 공개한 2022년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최근 3년간 캐즘 여파로 감소세를 보였다. 등록 대수는 2022년 16만4324대에서 2023년 16만2507대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4만6734대로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누적 등록은 지난해 같은 기간(8만492대) 대비 46.7% 증가하며 반등세를 보였다. 하반기 실적에 따라 연간 20만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수요 회복의 배경으로는 신차 출시가 꼽힌다. 전기차 선택지가 넓어지고 보조금 대상이 되는 모델이 다수 포함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누적 대수 중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62.8%로 집계됐다. 기아가 3만5018대, 현대차가 3만3663대로 상위권을 휩쓸었다. 양사는 아이오닉9, 아이오닉6, EV4, PV5 등 신제품에 상품·가격 경쟁력까지 높이면서 수요를 이끌었다.
테슬라를 필두로 한 수입 전기차의 기여도도 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는 7974대를 판매하며 두 달 연속 수입 승용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베스트셀링 모델 1~3위도 테슬라가 차지했다. 모델 Y가 4805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고, 모델 Y 롱레인지 1878대, 모델 3 1290대 순이었다. 이와 함께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 MINI, 폭스바겐, 폴스타도 신차를 내놓으며 경쟁을 더했다.
전기차와 더불어 하이브리드차도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3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7개월 동안 하이브리드 신규 등록 대수는 34만581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3.7%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친환경차 성장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에도 전기 신차 출시가 지속돼 수요가 한 차례 더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아이오닉 6, 기아 EV5,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 일렉트릭, BYD 씰 등이 주요 신차로 꼽힌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브랜드가 전기차 신차를 내놓으면서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국내외 브랜드들이 전기차를 출시하는 만큼 캐즘 극복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