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예산안 발표+장기물 입찰에 장기물 변동성 주의..커브플랫은 계속될 듯

채권시장에서 단기물과 장기물이 엇갈렸다. 단기물 금리는 상승(약세)한 반면, 장기물 금리는 하락(강세)했다. 일드커브 플래트닝(수익률곡선 평탄화)이 이틀째 어어졌고,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장단기금리차는 2주일만에 40bp를 밑돌았다.
관심을 모았던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 수준 결과라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10월 금리인하 시그널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비둘기파(통화완화파)로 보려는 시각에서는 신성환 금통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낸데다 한국판 포워드가이던스에서 3개월래 25bp 인하 의견을 낸 금통위원이 5명으로 기존 대비 한 명 더 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면, 매파(통화긴축파)로 보려는 시각에서는 금리인하가 부동산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창용 총재의 발언에 부담을 느꼈다.
수급적으로도 외국인과 국내기관이 엇갈렸다.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3선과 10선을 동반 순매수한 반면, 금융투자와 투신은 동반 순매도로 대응했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 발표가 하루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년 국고채 발행규모가 220조원 수준으로 시장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소문도 영향을 미쳤다. 물량이 줄어드는 만큼 장기물엔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예상된 금통위 결과에도 불구하고 장이 밀리자 다소 혼란스런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금리인하 선반영에 대한 되돌림 혹은 역마진에 따른 매물압박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도 저가매수 대응이 가능하다고 본 의견이 있었던 반면, 추격 매수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다만, 단기물쪽에는 큰 변동성이 없을 것이라는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장기물쪽은 내년 예산안 및 국고채 입찰 등으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커브 플래트닝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 기준금리(2.50%)와 국고3년물간 금리 역전폭은 8.4bp로 축소됐다.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스프레드는 2.4bp 줄어 39.9bp를 나타냈다. 이는 14일 38.3bp 이후 처음으로 40bp선을 밑돈 것이다.
9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6틱 떨어진 107.38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10년 국채선물은 10틱 오른 118.68을 보였다. 30년 국채선물은 2틱 하락한 145.10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3선을 7555계약, 10선을 2563계약 각각 순매수했다. 3선은 사흘째 10선은 이틀연속 순매수한 것이다. 반면 금융투자는 각각 6751계약과 1490계약을, 투신은 4182계약과 292계약을 순매도했다.

그는 이어 “다시 박스권 하단(국채선물 기준)에 도달한 만큼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기관들이 많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해외금리 하락과 금통위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 출발했다. 하지만 시장이 생각했던 만큼 금통위에서 원하는 얘기가 없었던 것으로 보여지면서 매물 압박이 강하게 부각됐다. 당장 10월 인하에 대한 힌트가 없었다는 점에서 채권시장엔 역마진에 대한 고민이 읽혀지는 모습이었다”며 “하지만 3년물 기준 2.40~2.50% 박스권을 벗어날 모멘텀은 없는 걸로 보였다. 당장 2년물부터 30년물까지 국고채 입찰을 앞두고 있어 외국인은 선물 매수에 국내기관은 리스크 관리모드로 대응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리인하를 닫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로 일단 시장금리가 크게 오를 일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시장 강세에 편승해 추격 매수하는 것도 여전히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로 미국 단기금리가 이틀째 10bp 가량 하락하며 커브 스팁을 보였다. 반면, 원화채시장은 금통위를 소화하며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는 흐름을 이어갔다. 예상대로 금리가 동결됐다. 인하 소수의견도 1명이 나왔고, 포워드가이던스 인하전망도 5명으로 늘었다. 10월 인하기대를 견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 전망도 정부 전망치와 같은 0.9%로 소폭 상향하면서 전반적으로 예상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금리인하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강세폭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 상반기까지 인하 기조가 이어진다면 올해 한번, 내년 상반기 한번 정도로 봐야 할 것 같다. 예산안 리스크가 어느 정도 반영되면서 컨센서스 수준으로 나온다면 장단기 스프레드는 좀 더 줄어들 여지가 있어 보인다. 다만 내일 30년 입찰을 앞두고 있어 예산안과 함께 장기물 변동성이 확대될 듯 하다”고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