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충격 고려, 내년 1.6% 유지…물가는 소폭 상향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9%로 소폭 상향했다. 지난 2023년 11월 이후 다섯 차례 연속 하향 조정했던 전망치를 이번에 처음 상향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추경 집행과 소비 심리 개선,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률을 각각 0.2%포인트(p) 가량을 높여 올해 성장률을 0.9%로 제시됐다. 다만 건설경기 부진은 성장률을 0.3%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0.2%, 2분기 0.6%, 3분기 1.1%, 4분기 0.2%로 전망됐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의결문에서 “내수는 추경과 소비 심리 개선으로 완만히 회복되지만, 수출은 미국 관세 영향이 점차 확대되며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망치 0.9%는 IMF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0.8%보다 높고, OECD와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평균치인 1.0%보다는 낮다. 정부 전망치와는 같은 수준이다.
세부 지표를 보면 올해 민간소비는 1.4%, 설비투자는 2.5%로 각각 5월 전망보다 0.3%p, 0.7%p 상향됐다. 재화수출은 -0.1%에서 2.6%로 크게 높아졌고, 재화수입은 1.8%로 상향됐다. 반면 건설투자는 -6.1%에서 -8.3%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상반기 건설투자가 12.4% 감소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1100억 달러로 예상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미국 관세 영향 지연을 반영해 지난 5월 전망(820억 달러)보다 크게 상향했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17만 명으로 전망돼 5월보다 5만 명 늘었고, 실업률 전망은 2.9%에서 2.8%로 낮아졌다.
물가 전망도 조정됐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지난 5월 전망치 1.9%보다 0.1%p 높아졌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기상 악화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른 것이 반영됐다. 내년 물가 전망치도 1.8%에서 1.9%로 상향됐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6%로 유지됐다. 2년 연속 2%를 밑도는 저성장이 이어지지만, 올해를 저점으로 점차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무역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성장률은 0.2%p 더 낮아질 수 있다는 ‘비관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