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도 막지 못했다…트럼프 관세에 K푸드 수출 급제동

입력 2025-08-2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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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과자·소스 수출 7월 동반 감소…2년 2개월 만에 대미 수출 역성장
관세 충격에 소비 위축까지 겹쳐…기업 “美 유통업체 발주량 축소 불가피”

▲서울 한 대형마트 삼양식품 라면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 삼양식품 라면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한국 농식품의 대미(對美) 수출이 2년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본격적으로 부과하면서, 그간 K푸드 성장세를 이끌던 라면·과자류까지 타격을 입은 것이다.

20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농식품 수출액은 1억3900만 달러(약 19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0만 달러(6.7%) 감소했다. 대미 농식품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23년 5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세부 품목별로는 충격이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수출을 견인했던 라면은 1400만 달러로 17.8% 줄었고, 과자류는 2000만 달러로 25.9% 감소했다. 소스류(-7.2%), 인삼류(-13.4%) 등도 줄줄이 뒷걸음질했다.

불닭볶음면 등으로 대미 라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삼양식품은 관세 부담을 우려해 6월까지 수출을 당겨 판매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6월 라면 수출액은 29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8.7% 급증했다. 4월에도 2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했지만, 7월 들어 급감한 셈이다.

업계는 관세 여파와 함께 미국 내 소비심리 둔화가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보편관세 10%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데다 상호관세까지 적용되면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가격 부담이 커지자 소비가 줄었고, 유통업체들도 발주량을 줄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식료품 지출 부담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AP-NORC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7%가 ‘식료품비 지출’을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식품 대기업의 현지 실적도 주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2분기 미국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달러 기준 2.6% 감소했고, 농심의 경우 환율 효과를 제외하면 성장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누계 기준으로는 여전히 증가세다. 올해 1∼7월 누적 대미 농식품 수출액은 10억7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3% 늘었다. 하지만 7월 단일 월의 감소로 누적 증가율은 6월까지 27%에서 하락했다. 성장세 둔화가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농기자재까지 포함한 ‘K푸드 플러스’ 수출 목표액을 140억달러로 잡았지만, 지난달 전체 농식품 수출액은 8억4000만달러로 전년보다 5.3% 줄었다.

농식품부는 이날 송미령 장관 주재로 올해 세 번째 K푸드 플러스 수출 확대 추진본부 회의를 열고, 기업들의 수출 계획과 애로사항을 점검하며 대응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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