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산업, 미 관세 파고 넘는다…현대차·기아·하나은행, 400억 출연 협력사 금융지원

무보와 손잡고 6300억 규모 ‘수출공급망강화보증’ 신설
김정관 산업장관 “관세 불확실성 해소…새로운 진출 기회로 활용”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지난달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이 한국에 적용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무역합의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뉴시스)

자동차 업계와 금융권, 정부가 손잡고 미국발 관세 파고를 넘기 위한 대·중소 상생 지원에 나섰다. 현대차·기아와 하나은행이 무역보험기금에 400억 원을 출연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이를 바탕으로 협력사에 6300억 원 규모의 우대 금융을 공급하는 대규모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충남 아산 자동차 부품업체 디와이오토를 방문해 ‘관세 대응 현장 릴레이 간담회’를 열고, 현대차·기아·하나은행·무보 간 ‘수출금융 지원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완성차 기업과 금융기관이 함께 무역보험기금에 출연한 첫 사례로, 업계에선 공급망 안정화와 관세 충격 완화를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평가된다.

신설되는 ‘수출공급망강화보증’은 현대차·기아가 추천하는 1·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제작자금을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로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품이다.

협력사들은 하나은행 대출 시 최대 2%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받고, 무보의 보증 한도 상향과 보증기간 확대(1년→3년), 보증료 인하(1%→0.65%)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무보 보증료 2년분은 하나은행이 대신 납부해 협력사의 금융비용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협약식에서 디와이오토, 서진산업, 엔티엠 등 중소 협력사 3곳은 1~3호 보증서를 전달받았다.

디와이오토 임연찬 대표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확보하게 돼 안정적 납품은 물론 생산 확대와 시설투자까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성 김 현대차 사장도 “관세로 인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이번 금융 지원은 협력사뿐 아니라 완성차 기업의 공급망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달까지 수출이 관세와 정치적 불안 속에서도 증가세를 유지한 것은 기업인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자동차·조선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한미 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진출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 애로 해소와 대체시장 개척, 금융·세제 지원을 신속히 추진하고,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도 차질 없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미국 관세 조치로 인한 수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와 정부, 금융권이 공동으로 마련한 첫 민관 상생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업종별 릴레이 간담회를 이어가며 기업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