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경영공백] 정책금융 키맨 산은·수은 공석⋯리더십 부재에 국정과제 지연

입력 2025-08-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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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알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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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공공기관 경영 공백은 금융권도 예외가 아니다. 정책금융을 책임지는 국책은행과 금융 안전망을 담당하는 주요 기관 수장이 잇달아 자리를 비우거나 교체를 앞두면서 시장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지난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투톱’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국정과제 지연 우려는 일부 덜어냈지만, 산하기관 공백 장기화로 하반기 대규모 인사 태풍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6월 강석훈 전 회장 퇴임 이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산은 산하에 50조 원 규모 첨단전략산업기금을 만들고 민간 금융회사·연기금 매칭으로 100조 원대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작 이재명 대통령이 내세운 ‘진짜 성장’ 전략의 마중물이 될 펀드를 운용할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얘기다.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 프로젝트’의 기업 보증을 담당할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지난달 윤희성 전 행장이 퇴임한 뒤 공석 상태다. 수은 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임명되는데 기재부가 ‘재정경제부’로 흡수되는 조직개편안이 논의되고 있어 후임 인선이 지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국책은행은 정책 자금 공급의 핵심 축인데 리더십 공백으로 사실상 관련 사업이 올스톱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서민금융 강화’를 담당하는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도 올해 1월 임기가 종료됐지만 후임이 없어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

임기 만료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달 중 임기가 끝난다.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산하지만 자산운용 규모가 1200조 원을 넘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로, 공백 장기화 시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마중물을 공급하는 IBK기업은행의 김성태 행장은 내년 1월 만료를 앞뒀고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달),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11월)도 임기를 마친다.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장들의 시계도 곧 멈춘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임기는 각각 10월과 12월까지다. 여신금융협회장은 상근직으로 바뀐 이후 기재부, 금융위 등 관료 출신이 주로 맡아왔고, 금융투자협회장은 회원사 투표로 선출되는 구조다.

다만 차기 인사 과정에서 또 다시 ‘낙하산 인사’가 대거 기용될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업권 이해도가 높은 민간 출신 인사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정부 정책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관료 출신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융권은 최근 가계부채 관리, 포용적 금융,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 굵직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장 교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 새로운 리더십의 정책 적응 속도가 더뎌져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대로 개혁 성향의 인사가 기용될 경우 기존 관행을 바꾸고 혁신의 동력을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공존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인사는 금융당국과 업권의 소통 방식, 나아가 금융산업 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연쇄 인사가 본격화되면 정책 연속성과 시장 안정성을 어떻게 지켜낼 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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