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개악’ 비난받는 차보험 개정 약관

입력 2025-08-05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누구를 위한 비용 절감인가요. 순정부품(OEM)이 아닌 인증부품이 장착된다는 불안감은 소비자의 몫인가요. 순정품을 사용하지 않음으로 생긴 비용 차액은 누구에게 돌아가는 건가요.”

지난달 정부 청원24 게시판에 올라온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 철회 요구 청원 글이다. 이달 중순 시행되는 개정안을 두고 제도 개선 취지보다 소비자의 체감 손해가 크다는 뜻으로 읽힌다. 해당 청원은 3일 기준 3만10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자동차보험 개정 약관은 사고 차량 수리 시 지금처럼 순정품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토교통부가 성능을 인증한 ‘품질인증부품’을 우선 적용하도록 한다. 대체 가능한 인증부품이 있는 경우 이를 기준으로 보험금이 산정된다. 순정품 사용을 원할 경우 차액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수리비 절감이 보험금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장기적으로 보험료 인하 효과로 연결될 수 있다며 개정 취지를 강조해 왔다. 인증부품은 순정품보다 20~40% 저렴해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도 불필요한 보험금 지급이 줄어들면 자동차보험료가 약 3% 인하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효과가 소비자가 당장 체감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보험료 조정은 통계 누적과 갱신 절차를 거쳐야 반영되지만 인증부품 적용에 따른 불편은 사고 직후부터 시작된다. 이 시차 때문에 제도 개선이 오히려 ‘개악’처럼 비친다. 정책 취지를 이해하더라도 사고 당사자 입장에서는 당장의 손해가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정차 중 후방추돌 사고 등 과실 비율이 0인 피해자의 경우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보험은 ‘혹시나’ 하는 위험에 대비해 ‘안심’을 사는 제도다. 그러나 이번 약관 개정은 제도적 명분만 있을 뿐 정작 그 안심을 담보하지 못했다.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가 이뤄졌다면 지금과 같은 논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늦게나마 당국이 보완책 마련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조만간 정책 목표와 제도 취지, 보안 방안을 설명하는 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정책은 설득을 전제로 해야 한다. 제도의 실효성을 되살리려면 소비자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아무리 선한 의도라도 소비자가 납득하지 못하면 ‘좋은 제도’가 될 수 없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금융당국이 깨닫기 바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새벽 4시, 서울이 멈췄다"…버스 파업 부른 '통상임금' 전쟁 [이슈크래커]
  • 고환율 영향에 채권시장 위축⋯1월 금리 동결 전망 우세
  • 김병기, 민주당 제명 의결에 재심 청구…“의혹이 사실 될 수 없다”
  • 이란 시위로 최소 648명 숨져…최대 6000명 이상 가능성도
  • 넥슨 아크 레이더스, 전세계 누적 판매량 1240만장 돌파
  • 무너진 ‘가족 표준’…대한민국 중심가구가 달라진다 [나혼산 1000만 시대]
  • 단독 숏폼에 쇼핑 접목…카카오, 숏폼판 '쿠팡 파트너스' 만든다 [15초의 마력, 숏폼 경제학]
  • ‘올림픽 3대장’ 신고가 행진…재건축 속도감·잠실 개발 기대감에 들썩
  • 오늘의 상승종목

  • 01.13 14:30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667,000
    • -0.19%
    • 이더리움
    • 4,627,000
    • -0.79%
    • 비트코인 캐시
    • 909,000
    • -4.47%
    • 리플
    • 3,055
    • -0.84%
    • 솔라나
    • 206,400
    • -2.09%
    • 에이다
    • 581
    • -1.53%
    • 트론
    • 442
    • +0.45%
    • 스텔라루멘
    • 330
    • -1.49%
    • 비트코인에스브이
    • 28,260
    • -2.92%
    • 체인링크
    • 19,560
    • -1.26%
    • 샌드박스
    • 171
    • -1.7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