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금융투자업계, SKT 해킹 남의 일 아니다

입력 2025-07-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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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해킹 사태가 이용자 보상 등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지만, 그 후폭풍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위약금 면제 방침 이후 SK텔레콤 이용자의 번호이동이 급증하면서 시장 점유율 40%가 무너지기까지 했다. 여기에 8월 통신요금 50% 할인과 12월까지 50GB 추가 데이터 제공 등 총 5000억 원 규모의 막대한 보상안을 마련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실적 악화에 따른 SK텔레콤의 목표주가를 낮추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평소 미흡했던 대응이 천문학적인 손해로 이어진 셈이다.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디지털 시대에 산업계가 마주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고객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과 사이버 보안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SK텔레콤 해킹 사태는 비단 통신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산업 분야, 특히 이용자의 재산을 직접 다루는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주식 투자 등 고객 재산이 실시간으로 오가는 금융투자업계의 특성상, 해킹이나 전산 장애는 그 어떤 산업보다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보안 사고가 수많은 고객의 재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곧 기업의 신뢰도와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다.

금융투자업계는 과거에도 전산 장애가 빈번히 발생해 이용자 피해가 다수 발생했던 전례가 있다.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본적인 책무에도 불구하고, 정보보호 관련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아왔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의 문제가 아니라,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고 기업의 지속가능성마저 위협하는 단기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거 전산 장애는 시스템 노후화, 부족한 인력 투자, 미흡한 관리 체계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했다. 당시에도 고객 불만이 폭주했지만,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임시방편적인 대응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정보보호 자율 공시에 나섰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정보보호 체계를 잘 유지하고 있다는 걸 입증이라도 하는 듯 내건 자료는, 이것이 마치 특별한 사안처럼 여겨질 정도로 자율 공시에 나서는 곳이 드물다는 현실을 방증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외에 금융투자업계에서 정보보호 공시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곳은 신한투자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토스증권, 대신증권 등 총 6곳에 불과하다. 전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수를 고려할 때 매우 미미한 숫자다.

정보보호 자율 공시는 단순히 기업의 보안 수준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고객은 정보보호 공시를 통해 보안 투자 현황, 취약점 관리 노력, 침해 사고 대응 체계 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맡길 금융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결국 시장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전체 금융투자업계의 정보보호 수준을 상향 평준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기업으로서도 자율 공시를 통해 자사의 보안 역량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잠재 고객에게 신뢰를 줄 기회가 된다.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SK텔레콤 해킹 사태를 남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막대한 보상액과 고객 이탈이라는 쓰디쓴 경험은 금융투자업계에도 언제든 닥칠 수 있는 현실적인 위험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올해 4월 주요 증권사 8곳에서 온라인 증권 계좌 해킹과 부정 매매로 인해 약 1조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제는 정보보호 투자를 더 이상 비용이 아닌, 고객 신뢰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적인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예방적 보안 체계를 구축하고,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투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것이야말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고, 산업의 미래를 담보하는 가장 현명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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