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근, 25일 이어 참고인 신분 추가 소환 조사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VIP 격노설’ 관련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을 29일 소환한다.
정민영 특검보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오전 9시 30분 조 전 원장을 채상병 사망 사건 관련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들여다보고 있는 ‘VIP 격노설’은 2023년 7월 31일 오전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채상병 사건을 보고받고 격노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사건 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로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혐의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조 전 원장은 당시 회의에 참석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정 특검보는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과가 대통령에게 보고된 경위, 최초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했고 누구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지시가 수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1일 특검팀은 조 전 원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이 전 장관의 최측근 참모였던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불러 조사 중이다.
정 특검보는 “박 전 보좌관은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가 국방부 장관에게 최초 보고된 2023년 7월 30일 회의에 함께 있었다”며 “박 전 보좌관은 중요한 시점마다 이 전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핵심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할 내용이 많기 때문에 아마 여러 차례 조사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보좌관은 이날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하며 ‘이첩 보류의 위법성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나’, ‘장관 지시로 국방부 조사본부에 연락한 게 맞나’, ‘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에 대해 전해 들은 게 있나’라는 질문에 “특검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2년 동안 시민들이 기다렸는데 한마디 해달라’라는 취재진 요청에는 “폭염 속에서도 임무 수행하는 국군 장병들이 자랑스럽고 저희 사단 장병들께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앞서 25일 한 차례 소환 조사를 진행했던 허태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이날 오후 추가로 불렀다. 허 전 실장은 2023년 7월 30일 사건 초동 조사 장관 보고 자리에 함께 있던 인물이다.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그는 ‘이 전 장관에게 보고할 당시 임 전 사단장 관련 언급은 없었나’, ‘박정훈 대령 관련 내부 문건은 이 전 장관 지시로 만들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