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2회 대한민국 금융대전’ 키노트에서 이같이 밝히며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균형의 해법으로 실수요 중심의 자금 흐름 유도, 건전한 여신 관행 정착을 꼽았다.
권 부위원장은 ‘최근 주요 금융 현안 – 새 정부의 금융공약과 주요 대책’을 주제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안정화 △민생회복 기여 △생산적 분야 자금 공급 강화 등 새 정부의 주요 금융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권 부위원장은 1998년 외환위기부터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최근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까지 한국 금융시장이 겪은 굵직한 위기들을 언급하며 “위기는 반복되고 있고 예측이 불가능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금융 리스크의 중심으로 부상한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과열, 2금융권 연체율 상승, 취약차주 부실 확대 등을 짚으며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은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권 부위원장은 민생회복 기여 방안 중 채무조정 제도(배드뱅크)에 대한 사회적 오해를 바로잡기도 했다. 그는 채무조정이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이번 채무 감면은 7년 이상 연체자로 추심 등 경제 생활의 고통을 받았던 분들이다”면서 “이들을 고의 연체자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성실하게 빚을 갚은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권 부위원장은 “정부와 금융권은 성실 상환자에 대해 이자환급,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을 충실히 지원했다”면서 “앞으로도 자금지원 확대와 ‘금리경감 3종 세트’ 등을 통해 실질적 혜택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시중 자금이 생산적인 영역으로 유입돼 경제 선순환 구조가 복원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지원을 위한 100조 원 펀드 조성에 대한 공약을 구체화하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불공정 거래를 엄단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금융 정책 방향성과 제도 개선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고승범 금융대전 대회위원장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융위가 적극적으로 대응한 덕분에 안정을 찾고 있다”고 평가하며 금융산업의 생산적 자금 흐름을 위한 정책 방향을 물었다.
권 부위원장은 “은행·증권·보험 등 각 분야가 단순 예대마진 중심에서 벗어나 자본시장과 모험자본 투자로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불공정 거래 엄단과 글로벌 진출 확대, 법·규제·관행 혁신을 통해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답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원자력발전 산업의 장기 인재 육성과 설비 투자에 대해 금융권 지원 대책을 질문했다. 이에 권 부위원장은 “AI, 바이오뿐 아니라 원전도 국가 전략산업”이라며 “단순 대기업 중심이 아닌 생태계 전반, 특히 숨은 기술 기업과 중소기업까지 포괄하는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규제와 관련한 질의에는 “증권형 토큰(STO)과 스테이블코인은 자본조달과 투자 기회의 새로운 형태”라며 “소비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책임 있는 혁신이 중요하며 정부도 입법 논의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