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 단체가 정은경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면서도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위한 요구사항을 경청할 것을 요청했다. 국민 중심의 보건의료 개혁과 의정갈등 해소를 핵심 과제로 제시한 정 장관이 전공의들과 의료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정은경 후보자께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신 것을 환영하며,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전일 보건복지부에서 수련환경 개선 및 수련 연속성 보장 논의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신 점에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대전협 비대위는 “장관과 의료계 앞에는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셨듯 난제가 놓여있다”라며 “대한민국이 직면한 중대한 위기와 도전에, 장기화한 의정갈등이 한 축을 차지하는 것에 저희 젊은 의사들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려운 과정이지만, 우리는 반드시 풀어 가야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대전협 비대위는 이달 19일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의결한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재검토를 위한 현장 전문가 중심의 협의체 구성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수련 연속성 보장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를 위한 논의 기구 설치 등의 요구사항을 나열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이는 단순히 고질적인 문제를 수습하기 위함이 아닌, 방치된 채 무너져 내려가던 중증·핵심의료를 재건하려는 젊은 의사들의 절박한 목소리”라며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 깊이 공감하며, 이를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한 걸음씩 나아가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증·핵심의료 재건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정 장관은 이날 공식 취임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후 오후에는 세종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취임식을 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정 장관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의료계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국민 중심 의료 개혁을 추진하겠다”라며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도입해 적정 인력 규모에 대한 과학적 추계를 시행하고, 지역·필수·공공 의료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충분한 보상도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 장관은 “장기화한 의정갈등, 지역·필수·공공의료 위기, 초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 등 복지부가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라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안전망 강화와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복지부 본연의 업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협은 강경한 투쟁 노선을 고수했던 박단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집행부가 물러나고, 대내외 소통을 강조하는 한성존 신임 비대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사직 전공의들의 현장 복귀를 위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달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만난 데 이어, 15일에는 대한의사협회 및 대한수련병원협의회와 3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수련 재개를 위한 현실적인 조건과 방안을 논의했다.
전공의 수련은 매년 상·하반기 3월과 9월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사직 전공의들은 이달 말 시작되는 하반기 모집에 응시해 9월부터 근무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올해 5월 기준 2532명으로, 의정갈등 이전 전공의(1만3531명)의 18.7%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