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여파에도 수출 호조로 버텨
내수부진·부동산 침체는 여전
하반기 전망 불투명…“디플레 주요 위협”

중국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공세를 견뎌내고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다만 수출로 버텨낸 것이어서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라는 기존 과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증가 폭은 1분기 5.4%보다 약간 둔화했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인 5.1%는 웃돌았다. 올해 중국 정부가 내세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도 달성 가능한 상태로 유지했다.
국가통계국은 성명에서 “상반기 국민경제는 어려움에 맞서며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고용 상황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주민 소득은 계속 증가했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도 “외부에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요소가 많고 국내 유효 수요가 부족해 경제 회복의 긍정적인 기초가 여전히 강화해야 한다”며 “다음 단계에선 고품질 발전의 확실성으로 외부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경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성장세 유지는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초 한때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45%까지 높였는데도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왕성하게 이뤄지면서 그 충격을 이겨냈다.
전날 먼저 공개된 6월 수출은 전년보다 5.8%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상반기 수출 증가율도 5.9%로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대미 수출이 10.9% 감소했지만, 동남아시아 수출이 13% 증가했다. 그 밖에도 아프리카 22%, 라틴아메리카 7.2%, 유럽연합(EU) 6.6% 등 미국을 제외한 지역들에서 수출이 늘었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갈등 재점화 가능성과 부진한 내수 등으로 하반기 전망이 마냥 밝지는 않다. GDP와 함께 발표된 6월 산업생산은 6.8% 증가해 전망치인 5.6%를 웃돌았지만, 같은 기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4.8% 늘어나 예상치 5.2%를 밑돌았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GDP 디플레이터는 9개 분기 연속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더했다. 9개 분기 연속 하락은 분기별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3년 이래 가장 긴 하락세다.
부동산시장 침체도 악화했다. 상반기 부동산 개발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감소했다. 감소 폭은 연초부터 매월 누적될수록 커지고 있다. 이 기간 주거용 부동산 매매도 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셸 램 중화권 이코노미스트는 “공급은 강해도 국내 수요가 약하고 수출 회복력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GDP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관련 지표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레이먼드 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이션이 여전히 주요 위협“이라며 “소매판매 부진과 부동산시장 침체는 보조금 같은 일회성 정책으로는 지속 가능한 소비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