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5월까지 63만명 분량 돌파
만족도도 높아...민간·대형병원 확대

일회용품 사각지대로 남은 장례식장에 다회용기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 시범 사업이 매년 확대되는 가운데 실제 장례식장 이용객의 다회용기 사용 만족도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장례식장 한 곳에서 매년 11t(톤)씩 일회용품 쓰레기가 배출되며 전국 기준으로는 연간 2300t의 쓰레기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민간 장례식장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위한 다회용기 도입 확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본지가 서울시 자원순환과를 통해 받은 ‘2025년 장례식장 다회용기 공급 실적’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누적(1~5월) 기준으로 총 63만4260명 분량의 다회용기가 사용됐다. 이는 하루 평균 2만997명 규모다. 서울의료원(빈소 9곳)과 동부병원(4곳), 보라매병원(10곳) 등 시립 병원 장례식장과 민간 병원 중 사업에 참여한 삼성서울병원(14곳)을 포함해 총 빈소 37곳이 올해 사업에 참여했다.
올해 실적 확대에는 서울 내 대형 민간 병원 중 하나인 삼성서울병원이 다회용기 사용 시범 사업에 참여한 영향이 컸다.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총 빈소 14곳에선 5월까지 38만1300명 분량의 다회용기가 사용됐다. 이는 전체 사용량의 60.1%에 달한다.
시는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 사업을 통해 빈소 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기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현재 장례식장은 조리 및 세척 시설이 없어 일회용품 관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상조회사가 직접 제공하거나 상주가 외부에서 일회용품을 반입해도 현행 규제로 제재할 수 없다. 이 밖에 장례식장 현장에서도 일회용기를 제공하고 사용하는 관행이 지속해 일회용품 규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시는 서울 내 장례식장 61곳(공공 7곳·민간 54곳)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3년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은 전국 최초로 다회용기 사용을 의무화했고, 2024년 동부병원과 보라매병원을 사업 대상에 추가해 시립 장례식장은 모두 다회용기 도입을 완료했다. 이어서 올해 삼성서울병원 내 모든 빈소에서 다회용기 사용 의무를 확대 적용해 시행 중이다.
사업 대상을 민간·대형 병원으로 확대하자 다회용기 사용량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2023년 하반기 약 21만 건을 기록한 다회용기 사용량은 지난해 약 54만 건으로 집계됐으며 올해는 5월 기준으로 벌써 63만 건을 돌파했다. 올해 대형 장례식장을 운영 중인 삼성서울병원 참여가 다회용기 사용량 확대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장례식장 이용객의 만족도도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일회용품보다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해가 없는 재질과 세척 가능성 등으로 위생적인 점이 만족도를 높였다.
지난달 장례식장 이용객 221명을 대상으로 한 다회용기 이용 만족도 조사 결과, ‘일회용기 대비 다회용기 만족도’를 ‘만족~지극히 만족’으로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94.6%에 달했다. 만족 이유로는 친환경(67.9%)과 위생(48.9%)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앞으로 시는 연내 민간 장례식장 2곳 이상을 대상으로 다회용기 시범 사용을 추진한다. 동시에 시내 민간 장례식장의 다회용기 사용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행처럼 일회용품을 사용해 온 장례식장에서도 이제는 친환경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장례식장 내 1회 용품 대신 다회용기 시범 사용 결과 실제 이용 시민의 만족도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장례식장 내 다회용기 사용과 관련해 시민들은 이미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친환경 장례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민간·대형 병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