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투 경영진, 20일간 고점마다 250억대 매각⋯시총 7000억 폭락

입력 2025-07-0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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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간 고점마다 매각⋯총 255억 원 규모

김성운 실리콘투 대표 등 경영진이 공교롭게도 호재로 회사 주가가 고공행진할 때마다 일제히 주식을 팔아 250억 원대의 현금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뿐 아니라 일가족까지 같은 날 주식을 집중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퍼져 사흘 만에 시가총액이 7000억 원 넘게 폭락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실리콘투는 전날보다 6.43% 하락한 4만9550원에 마무리했다. 6만37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1일보다 22.29% 하락한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3조 원대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11일 실리콘투 주가는 전날보다 16.96% 오른 6만700원에 마무리했다. 장중 6만35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관세청이 발표한 6월 상반기(1~10일) 수출입 현황에서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내용 등이 호재가 됐다. 특히 폴란드향 화장품 수출 실적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시장을 통한 매출이 1분기 기준 813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3% 수준인 실리콘투는 국장 훈풍과 맞물려 급등했다.

이날 손인호 부대표는 2만6000주를 6만2550원에 팔아치웠다. 0.04%로 총 16억 원 규모다. 주혜운 상무도 5000주를 6만1500원에 매각해 3억 원 상당의 이익을 실현했다. 김 대표의 부인과 모친 등 김 대표의 친인척은 총 2만7582주, 18억 원 상당을 매도했다.

다음날 수출 데이터에 오류가 발견되면서 실리콘투 주가는 9.23% 급락한 5만5100으로 마감했다. 회사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 있어 주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던 지난달 23일 김 대표는 6만2000주를 매도했다. 약 36억 원 규모다. 김 대표의 여동생도 3만1200주를 매도해 약 18억 원을 손에 쥐었다. 이날 최진호 부대표도 2만 주를 6만200원에 매각했다.

경영진의 주식 매각은 회사 주가가 급등한 지난달 30일에도 이어졌다. 화장품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권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 올렸다. K뷰티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지속하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기폭제가 됐다.

김 대표는 이날 5만5600주를 6만1407원에 매도하면서 약 34억 원을 현금화했다. 손 부대표는 5만2000주를 6만1865원에, 최 부대표는 6만2000주를 5만8998원에 매각했다. 김상희 전무가 2만 주를 6만2750원에, 길남영 상무 6만1235원에 1만7000주, 강준규 CTO가 1만5480주를 6만2039원에 각각 매도해 이익을 실현했다.

지난달 김 대표 등 경영진이 20일에 걸쳐 매도한 지분은 총 0.65%로 약 256억 원 규모다. 김 대표는 본인의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 증여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1일 신고가를 기록한 주가는 2일 목표주가를 7만1000원으로 상향한 소식 등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삼성증권은 “지난해 유럽법인 확장 이후 각국 주요 멀티브랜드판매점(MBS)향 매출 성장이 본격화했다”며 유럽·중동의 호실적에 미국 매출 회복세가 더해져 2분기에도 경고한 이익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보고서를 냈다. 미국 매출의 경우 “미미박스, COSRX 등 미국 현지 리테일러와의 직거래를 선호하던 브랜드 다수가 동사를 통해 판매하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 중”이라며 점진적 회복세를 예상했다.

그러나 임원들의 주식 처분 내용이 공시된 직후 급격하게 떨어졌다. 20여 분간 가파른 내림세를 보인 실리콘투 주가는 전날보다 12.87% 내린 5만3500원에 마무리됐다.

고점마다 차익 실현에 집중하면서 책임의식 없이 도덕적 해이를 저지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분 규모가 전체 주식의 1%를 넘지 않아 사전공시의무는 없지만, 호재로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에 최대주주 관계자들이 동시에 매도한 데 대해 투자자들은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통상 주식 시장에서 경영진의 지분 매도는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고평가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만큼 상승 재료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로 읽히기도 한다. 특히 ‘오비이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으로 매도 후 주가가 급락한 시점도 있어 시장 반응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매도 일자가 분산되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일각에서는 실적 개선 전망에도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회사 측은 “이유는 공시된 대로 세제 마련이나 차익 실현 정도로 일정을 맞춰서 하진 않았고 주식이 많이 올랐을 시기”라며 “100주 중에서 1주도 안 되는 규모로 여전히 상승에 대한 여력이 충분하니 이번에 조금 털고 가겠다는 생각이지 회사에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상황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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