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배임죄 우려, 부작용 해소 추후 논의”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전체 주주’ 문제없어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 안에 상법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소송 남용, 배임죄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경제계를 만나 ‘선 시행’을 못박았다. 경제계·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만큼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다. 다만 경제계가 우려하는 배임죄 남용 등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법 개정 후 보완 작업을 갖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30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경제 6단체와 간담회를 열고 상법개정안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의장,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 오기형 국회의원, 김남근 원내민생부대표가 간담회에 참여했다. 경제계에서는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각 단체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상법개정안과 관련한 경제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제계는 간담회에서 상법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소송 남용 등 부작용에 따른 우려와 함께 부작용 해소 장치 마련 필요성을 민주당에 전달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할 경우 이사들을 향한 소송 남발 위험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경제계는 특별배임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소송 남용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문제, 배임죄 문제, 사법적 판결을 통해 정착돼오고 있는 경영 판단의 원칙을 법에 반영하는 문제, 경영권 보장 장치에 대한 고민 등이 대표적”이라며 “상법 개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있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경제계의 이러한 우려에도 상법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상법 개정에 앞서 마지막 정책 간담회 자리가 될 수 있겠다”며 “자본시장, 주식시장 선진화 위해 불가피하다는 인식에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추가적인 논의와 수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개정된 상법을 우선 시행하고 사후 보완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김 원내민생부대표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계가 (배임죄 문제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며 “관련 규정이나 경영적 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하는 것은 충분히 논의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형사적 처벌이 너무 과하다는 비판을 다양하게 듣고(개정안 통과 후) 올해 하반기에 여러 차례 논의하면서 정기국회 과정에서 처리해 보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전체 주주’로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법무부는 민주당 코스피 5000특위에 전체 주주로 규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민생부대표는 “법무부 입장은 문헌을 좀 더 명확히 하자는 취지”라면서 “‘전체 주주’를 집어넣든 안 넣든 법 적용이나 해석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