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첫 사례⋯디지털자산기본법 임박, 선점 경쟁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KB국민은행까지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금융권 전반에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5일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원화를 의미하는 'KRW'에 'KB'를 조합한 △KBKRW △KRWN △KRWKB △KRWL △KKRWB △KRWW' 등 총 17개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 상표는 스테이블코인 전자이체업·금융거래업 등으로 분류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상표권 선점을 위해 우선적으로 상표권을 등록한 것"이라며 "은행권 공동으로 협의회를 구성하고 있어 그에 맞춰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도 23일 BKRW, KRWB, KKBKRW, KRWKKB 등 4개의 상표를 △암호화폐 소프트웨어 △암호화폐 금융거래 업무 △암호화폐 채굴업의 3개 상품분류로 나눠 총 12개를 출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표권을 출원한 것"이라며 "관련 법안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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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는 가상자산과 관련해 18건의 상표를 출원했다. 이달 17일 카카오페이도 원화를 뜻하는 'KRW'에 카카오페이를 상징하는 'K', 'P' 등의 문자를 조합한 형태의 상표권 18건을 특허청에 등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선제적으로 상표권을 등록해둔 것"이라며 "아직 법안이 통과되기 전인 만큼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금융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국회에 발의된 이후 빨라지고 있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상표권을 확보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은행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체계가 제도화되는 대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IBK기업·수협, iM·케이뱅크 등 8개 은행은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구성해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합작법인 공동 설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넘어 활용과 인프라까지 대비하는 움직임도 있다. 신한은행은 가상자산 시장 대응 목적으로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외부 사업자와 다양한 각도에서 발행 및 사용처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스테이블코인 거래 플랫폼 구축을 위한 스터디와 준비에 착수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코인런(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외환시장 충격 등 다양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이날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은 예금보험이나 중앙은행의 최종대부자 기능처럼 코인런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미비하기 때문에 시장 신뢰 하락에 더 취약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