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군사력으로 휴전 중재
"글로벌 평화 중재자 노력 약화할 수도"
사우디, UAE에 집중한다는 분석도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후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에 관한 입장을 내놨다. 시 주석은 “중동이 불안정하면 세계는 평화롭지 못할 것”이라며 “전쟁 당사자들, 특히 이스라엘은 악순환을 막고 전쟁 여파를 단호히 피하고자 가능한 한 빨리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을 두둔하는 시 주석의 발언은 수사적일 뿐 물질적 지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중국이 역사적으로 불간섭 정책을 고수해온 데다 경기침체와 미국과의 무역 협상 등 자국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윌리엄 피게로아 흐로닝언대 국제관계학 교수 역시 “중국은 수년에 걸쳐 중동에 대한 투자와 영향력을 심화하려 노력했다”면서도 “중국의 군사적 지원이 부족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중동에 미국의 군사력이 집중되면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에서 더 공격적으로 행동할 여지를 갖게 된다”며 “미국이 전쟁에 집중하는 것을 전략적 기회로 여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이란이 예상보다 빨리 휴전에 합의하면서 이마저도 물거품이 됐다.
타임은 “중국이 중동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자국을 효과적인 글로벌 평화 중재자로 묘사하려던 최근의 노력이 심각하게 약해질 수 있다”며 “이미 2023년 중국이 제안한 평화 계획을 우크라이나가 거부한 상황에서 특히 그렇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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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계산적으로 이란과 거리를 두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중국이 이란을 구제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 중국은 10년간 투자한 수십억 달러의 손실 위험에 직면했지만, 이란을 지원할 가능성은 여전히 작다”며 “중국은 이란의 미래보다 걸프 국가들에 더 관심이 많다”고 짚었다. 이어 “최대 교역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사우디, UAE와의 유대 강화는 장기적인 에너지 접근성 확보와 안정적인 경제 협력 환경 구축이라는 중국의 야심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