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하노이 회담 실패 후 교착 상태
광물 협정·주한미군 감축 맞교환 가능성

앞서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5년 넘게 중단된 북미 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려 했고 주미 북한 외교관들이 친서 수신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레빗 대변인의 친서 발언은 이에 대한 설명으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조건으로 북한에 안보 보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회담은 실패로 끝났다. 미국의 비핵화 요구와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가 이견을 보인 탓이다. 같은 해 6월 두 정상은 판문점에서 회동했고 2019년 10월 스톡홀름에선 실무자 회담도 열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 없이 교착 상태를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맞아 양국 정상이 다시 얼굴을 맞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외교협회가 발간하는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북미 하노이 회담이 실패로 끝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회담은 처음부터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며 “미국은 어떠한 양보도 하기 전에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 전체를 포기할 것을 촉구했고 북한은 결코 일방적으로 무장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국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양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북한이 광물 협정을 놓고 미국과 대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트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우크라이나와 안보를 위한 광물 거래를 완료한 가운데 대규모 희토류 광물 매장지일 가능성이 큰 북한이 다음 차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광물 자원 개발 협력은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합의의 핵심이 될 수 있다”며 “광물 공급 외에도 늘어나는 북한 핵탄두 미사일 위협을 막고 남북한이 한반도 냉전을 종식하는 길로 나아가도록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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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북한이 북미 회담 이후 더 많은 핵탄두를 갖게 됐고 현재는 러시아로부터 군사·경제적 지원도 받고 있어 협상 내용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BC방송은 북한이 제시할 수 있는 새 요구사항으로 핵무기 보유국 인정, 완전한 비핵화를 대신할 핵무기 감축 협상, 주한미군 병력 감축 등을 거론했다.
2019년 대북 협상에 참여했던 시드니 세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관은 “이제 북한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유일한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큰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라며 “어떤 형태로든 미군 철수가 포함될 가능성은 그렇게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한국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대화가 성사되면 어떤 과정에서든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