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소정면 첨단산업단지에 위치한 신신제약 세종공장. 생산동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강렬한 향이 코를 찌른다.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진한 이 향의 정체는 파스의 주원료 중 하나인 박하다. 박하는 피부에 닿았을 때 시원한 느낌을 줘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다. 공장 내부를 가득 채운 특유의 박하 향이 생산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세종공장은 신신제약이 약 500억 원을 투자해 조성했다. 전체 면적 약 1만1600평(3만8292㎡) 규모에 달한다. 세종공장은 생산 A동과 B동, 관리동, 기타 부속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기존 안산 공장 대비 최대 5배까지 생산량 증대가 가능하다. 현재 이곳에서는 하루 약 140만 장의 파스가 생산된다.
세종공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의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의 첨단 생산설비와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의 에어로솔 의약품 GMP 제조시설 보유한 점이 특징이다.

공장 정문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보이는 2층 규모의 생산 A동에서는 첩부제와 연고크림겔제를 생산하고, 뒤편에 있는 생산 B동에서는 외용액제와 에어로솔제 생산이 이뤄진다.
파스 생산 공정은 제품에 따라 5단계 또는 4단계로 나뉜다. 가장 먼저 방문한 생산 A동에서는 대표 제품인 신신파스 아렉스를 생산한다.
아렉스는 신신제약만의 방식으로 천연고무를 사용해, 일반 제품보다 한 공정(배합)이 더 추가된다. 먼저 약효 성분과 점착제, 보습제 등의 첨가물을 계량해 원료를 만들고, 고무를 으깨서 혼합한다. 이후 부직포 지지체 위에 도포하면서 끈적끈적한 표면이 접착되는 것을 방지하는 이형지를 부착하고, 대형 롤을 통해 규격에 맞게 절단한 뒤 포장하면 완성된다.
핵심 과정은 도포다. 신신제약은 국내서 유일하게 천연고무를 기반으로 원료를 만들고, 도포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고무의 성질을 얼마나 잘 제어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성능이 결정된다.
이외에도 카타플라스마(습포제)를 포함한 일반 첩부제는 원액 제조 → 도포 → 절단 → 포장 과정을 거치며, 외용액제, 에어로솔제, 연고크림겔제는 원액 제조 → 혼합 → 충진 → 포장 단계를 거쳐 생산된다.

세종공장에는 약 19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신신제약 관계자는 “지역 청년들 사이에서는 동종업계나 일반적인 공장 직군보다 임금 체계가 괜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며 “과거에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했었는데, 그런 부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신제약은 세종공장에서 자사 제품뿐 아니라 유한양행, 보령 등 국내 주요 제약사의 위탁 생산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대웅제약, 동아제약, JW신약, 현대약품이 출시한 에어로솔 제형의 탈모 치료제도 생산하고 있다.
이종민 신신제약 생산총괄 전무는 “세종공장으로 이전한 뒤 생산능력이 늘어나면서 타 제약사로부터 위탁생산(CMO) 관련 문의가 증가했다”며 “외부 수요가 많아진 덕분에 실적도 자연스럽게 개선됐고, 매출도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