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지대, 2030·수도권 부동층 붙들기 전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단일화 불가'를 강조하고 있음에도, 반복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단순한 예측이 아닌 정치적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29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양두구육 시즌2가 시작됐다”며 “(이준석 후보가 김문수 후보와) 결국 후보직을 포기하고 ‘김문수 단일화’로 내란·부패·갈라치기 연합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가 수차례 공개적으로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가 지속해서 이 구도를 부각하고 있는 모습이다.
핵심은 김문수 후보를 '윤석열 정권의 그림자'로 규정하고, 그와 손잡을 가능성이 있는 이준석 후보까지 그 프레임 속에 끌어들이려는 데 있다. 단일화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두 사람의 존재 자체를 '윤석열 시즌2', 즉 전 정권의 연장선에 놓아 하나의 세력으로 묶는 의도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선전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인물은 사실 김문수 후보보다 이준석 후보이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청년층 일부를 중심으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이준석 후보는, 이른바 ‘제3지대 확장력’을 가진 거의 유일한 주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바로 이 지점이 '확장'을 외치는 이재명 후보가 경계하는 부분이다.
이 후보는 중도층과 부동층, 특히 2030 세대 표심이 이준석 후보에게 쏠리는 흐름을 차단하고자 김문수와의 연대를 고의로 강조하며 '보수=내란조직'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후보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 구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에도 단일화 언급을 이어간 것은, 본 투표가 종료되는 순간까지 부동층에 '이준석도 결국 윤석열의 연장'이라는 메시지를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문수 후보는 마지막 TV 토론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기려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언급했으나, 이준석 후보는 이를 즉각 일축하며 “끝까지 간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오히려 이런 공개적 갈등을 '역설적 증거'로 삼아, "지금은 부인하지만 결국 손을 잡을 것"이라고 한다.
이재명 후보의 '단일화 프레임'은 표면적으로는 상대 진영의 이합집산을 비판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도층과 제3지대 표심을 견제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이라는 변수로 인해 제3지대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윤석열 시즌2’라는 공포 마케팅을 통해 그 표를 이탈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이 '윤석열 정부에 맞설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동시에 이준석과 김문수를 한편으로 묶는 전략적 프레임으로 선거판 전체를 재편하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