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대출 수요 커지는데⋯은행권 자체 순수고정형 상품 ‘제로’

입력 2025-05-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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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5-21 18:32)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3단계 스트레스 DSR로 금리 적용 비율 조정해
순수고정형과 다른 금리유형 대출 간 한도 격차↑
장기고정금리 수요 높여 은행권 취급 확대 유도
은행권 “유동성 등 지원 필요⋯단기간 출시 어려워”

은행권에 대출 한도 축소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자체 순수고정형 가계대출 상품이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장기고정금리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금융소비자의 선택 폭이 제한될 우려가 제기됐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자체 취급하는 가계대출 상품 중 ‘순수고정형’은 없다.

순수고정형이란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기간이나 금리가 바뀌는 주기가 전체 대출 만기의 70%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21년 이상 금리가 고정되는 만기 30년짜리 혼합형·주기형 주담대 등이 순수고정형에 속한다.

현재 장기 고정금리 대출은 대부분 정책금융 상품이다. 주택도시기금의 ‘내집마련디딤돌대출’, ‘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담보 장기대출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금융소비자는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고정금리 가계대출 비중(신규 취급액 기준)은 1월(56.1%)부터 상승세를 보여 3월 57.9%를 기록했다. 주담대도 고정금리 비중이 지난해 12월 81.3%에서 1월 88.9%로 오른 후 3월 88.2%로 80%대 후반을 유지 중이다.

고정금리 대출 수요 증가 속도는 제도 변화와 맞물려 빨라질 전망이다. 7월 1일부터 고정금리 적용 기간이 짧은 대출일수록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20일 발표한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방안’에서 혼합형·주기형 주담대에 대한 스트레스 금리 적용비율을 10~20%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는 순수고정형 상품의 대출한도 경쟁력을 높여 은행들이 장기고정금리 대출을 출시하고 취급하도록 하는 유인책이다.

예컨대 연 소득 1억 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주담대를 연 4.2% 금리의 혼합형(5년) 상품으로 선택하면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후 최대 5억94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같은 차주가 순수고정형 금리 주담대를 선택하면 한도는 6억8200만 원으로 혼합형보다 약 8800만 원 더 받을 수 있다. 현행 2단계에서는 이 차이가 5500만 원이었다. 3단계가 시행되면 한도 격차가 3300만 원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도를 최대로 받고자 하는 금융소비자 수요가 순수고정금리 대출로 몰리면 자연스럽게 은행들이 순수고정금리 민간 대출 상품을 출시할 유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확대된 장기고정금리 대출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리기 위한 연구용역도 지난달부터 시행 중이다. 연구를 통해 은행권에 장기고정금리 주담대의 표준 모델을 제시하고 관련 자금 운용 전략과 리스크관리 방법을 모색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른 시일 내 은행권 자체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상품 확대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위 연구용역이 9월에야 마무리되기 때문에 실제 은행권 상품 출시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7월 1일 이후 한도를 최대로 받으려는 금융소비자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이 수익성 악화 등 여러 위험 부담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점도 걸림돌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의 경우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점을 따져봤을 때 30년 등 최초 약정한 대출 기간 만큼 끝까지 유지되는 비율은 낮다”며 “자금조달 비용, 금리 역전 가능성 등 리스크를 고려하면 시장 기반과 유동성 지원이 충분하게 제공되지 않을 경우 단기간 내 자체 순수고정형 상품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주기형 대출에 대해서도 “정부의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안 발표에 맞춰 검토 중이지만 출시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5대 은행 중 10년 주기형 대출 상품을 출시, 운용 중인 은행은 신한은행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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