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노인 의료의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다.
김창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5 K-제약바이오포럼’에서 “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인 출생 시 기대수명은 83.6세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건강수명은 66.3세로 질병 등의 이유로 건강하지 못한 채 10년 이상 살아가야 한다”면서 “노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현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 환자의 경우 동반 질환이 많고, 무증상의 질환 상태가 많다. 또 치료 경과 중 합병증이 많고 회복이 힘들다는 특징이 있다. 김 교수는 “노인 환자의 경우 진단이 어려운 비전형적 증상과 다약제 복용, 회복 지연 등이 흔하다. 실제 입원 후 퇴원 시 기능이 저하된 환자가 35%에 달한다”고 말했다.
고령사회의 의료비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무분별한 의료 자원 소모는 피해야 한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노인의 경우) 급성기 질환 치료에만 집중해 의료비를 낭비하고 있다. 노화 과정 전반에 걸쳐 예방, 기능유지, 삶의 질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병명이 아닌 증후군으로 진료해야 한다. 포괄적 노인평가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진료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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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가지고 생활 속에 습관화된 운동을 지속하는 게 노년 건강 관리의 기본”이라며 “병원을 친구처럼 가까이 지내면서 노인에게 필요한 4대 예방접종(인플루엔자, 폐렴구균, 대상포진, 파상풍)을 하는 게 좋다. 이러한 건강관리법은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연결망도 지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지인의 수와 친밀도에 따라 고혈압, 골다공증, 우울증, 보행 속도 등의 건강 지표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며 “노인 질환의 관리에는 신체적 치료만큼 사회적 유대감, 지지도, 개인의 취미, 종교 생활 등도 노인에서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교수는 “노인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능의 상실을 보전시켜주는 것”이라며 “지금의 선택이 노인의 삶과 국가 의료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질병 치료 중심에서 기능 유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통합적 관리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