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한미 양국의 관세 협상 관련 절차와 다음 달 대선을 앞둔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정 본부장은 15∼16일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본부장은 APEC 통상장관 회의를 계기로 그리어 대표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각국 통상장관들과 릴레이 양자 면담을 했다.
정 본부장은 '환율 등 한미 통상 협의 관련 내용을 소개해달라'는 취지의 질문에 "그리어 대표나 저는 환율 문제 담당이 아니어서 논의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이달 초부터 여러 국가와 밀도 있는 관세 협의를 하는 가운데 상황을 점검하고 협상을 마무리 짓는 데 필요한 절차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우리는 (6월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것과 관련한 애로와 한국 상황도 설명했다"며 "오늘 저녁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그리어 대표의 면담도 있어서 이번 두 번의 회담 동안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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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본부장은 회의에서 미국 관세에 공동 대응하자는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의에는 "공동 대응 노력하자는 논의는 공식적으로 없었지만 일부 국가가 그런 내용을 시사하는 경우는 없지 않았다"며 "우리로서는 공동 대응하기 어렵다. 국가별로 처한 상황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질서 있는 규범에 기반을 둔 국제무역 질서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필요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제뿐 아니라 우리 경제를 위해서라도 이번에 공동선언문이 꼭 나와야겠고, 내용도 알차야겠다는 욕심을 갖고 20개 국가를 설득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에게 올해 10월 말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그리어 대표에게 APEC 정상회의가 잘 될 수 있도록 특히 미국 역할 중요하다는 점을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 관련 요청을 하진 않았다. 정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 참석 여부를 지금 문의하는 건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써는 그리어 대표도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회의 날짜가 가까워지고 백악관에서 일정이 정해지면 그걸 알려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