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부동산의 높은 진입 장벽이 이어지면서 30대 실수요자들이 인천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4일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30대가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취득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연립 등) 건수는 총 1만4715건으로 전년 동월(1만5178건) 대비 약 3.1% 감소했다.
전체 수도권의 거래 규모는 줄었지만 서울은 반등했고 인천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경기도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며 30대 실수요층의 주거 선택지 재편이 두드러졌다.
인천은 특히 30대 실수요자들의 '핫스팟'으로 자리 잡았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2025년 4월 부동산 소유권 취득현황에 따르면 30대가 가장 많이 집합건물을 취득한 지역은 인천시 서구(915건)였다. 검단신도시 2단계 분양, 루원시티 개발, 인천도시철도 1호선 개통 기대감 등이 영향을 미쳤으며 저렴한 분양가와 상대적으로 낮은 매매 가격이 30대 유입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추홀구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4월 174건에 불과했던 미추홀구의 집합건물 취득 건수는 올해 854건으로 391% 폭증했다. 이는 도시재생 사업과 개발 호재가 맞물리며 젊은 층의 실거주 수요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서울은 대규모 입주 물량과 규제 완화 효과로 30대 거래가 다시 활기를 찾았다. 지난 4월 서울시 내 집합건물 명의인수는 4493건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특히 동대문구(586건)는 이문동·답십리동 일대 신규 입주 물량과 GTX-C 개통 기대감이 거래를 견인했다. 송파구(341건) 역시 잠실·문정 일대와 위례신도시 인접 단지의 수요가 몰리며 실거주 중심의 거래가 활발했다.
경기도는 일부 핵심 지역을 제외하고는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화성시(1061건), 안양시 동안구(703건), 용인시 처인구(534건) 등은 여전히 실수요층의 선택을 받았으나 전반적인 거래량은 위축됐다. 특히, GTX-A 개통 효과가 반영된 화성시는 30대 실수요가 지속됐지만 다른 지역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 연구원은 "서울의 집값 부담과 금융 규제 강화로 30대 실수요층이 실거주와 자산 형성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인천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경기도는 핵심 거점 중심으로만 수요가 집중되며, 30대의 주거 선택지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KB시세에 따르면 올해(1~4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77% 상승했지만 인천은 0.27% 하락했고, 경기도는 0.40%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이 10억 원을 돌파한 반면, 경기도는 4억8000만 원, 인천은 3억5833만 원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