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 대비 전세가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이 급등한 영향이다.
9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5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53.43%)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40.7%로 KB국민은행이 구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4월(50.1%) 이후 가장 낮다. 서초구 전세가율은 45.4%로 나타나 2023년 9월(45.2%)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송파구와 강동구는 각각 43.1%, 50.0%로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노원구(54.6%), 도봉구(57.8%), 은평구(60.9%), 금천구(62.2%) 등 강북 일부 지역의 4월 전세가율이 전월 대비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강남권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은 서울시가 올해 2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청·청담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하면서 아파트값이 뛴 영향이 크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2월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올해 2월 한 달간 0.06% 올랐다. 이후 2월 중순 토허구역 해제의 영향으로 3월은 0.65%로 상승폭이 뛰었고, 4월은 0.98%로 오름폭이 더 커졌다.
반면 전셋값은 2월 0.03%에서 3월 0.16%, 4월 0.27%로 상승 폭이 커졌지만, 매매가에 비해 상승 폭이 낮다.
직접적인 해제 수혜지역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는 지난달 매매가격이 각각 3.18%, 1.99%, 1.80%씩 올랐다.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0.39%, 0.45%, 0.49%로 매매가격에 크게 못 미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가 비율은 매매가격과 전셋값 간의 상대적 비율이다"며 "전셋값 상승보다 매매가격이 더 오르면 전세가율은 하락하는데 서울은 토허제 해제 여파로 3월 거래량이 폭발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자 전세가 비율이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역과 달리 지방은 전세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별로 전북이 79%로 가장 높았고, 충북(78.4%) 전남(78.3%) 경북(77.9%) 충남(77.0%) 경남(76.9%) 강원(76.8%)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광역시도 울산(73.2%) 대전(70.9%) 대구(68.9%)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